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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불법이민자 추방되면 미국 농장들 다 문 닫아야”

등록 2018-01-17 04:59수정 2018-01-18 09:39

[트럼프 1년, 추락하는 미국]
(1) 멕시코로 추방된 40대 이민자 인터뷰

“소 농장서 일한 80명 전부 불법이민자들
주변 딸기·토마토 농장도 전부 마찬가지
돈은 더 벌지만 노예처럼 일해”
멕시코 티후아나의 재활용가공업체인 넵코멕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펠릭스 바르가스 아타르마시오.
멕시코 티후아나의 재활용가공업체인 넵코멕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펠릭스 바르가스 아타르마시오.
멕시코 티후아나의 재활용가공업체인 넵코멕스 공장에서 일하는 펠릭스 바르가스 아타르마시오(44)는 11일(현지시각) “불법이민자들이 추방되면 미국 농장들은 다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타르마시오는 1990년 미국으로 국경을 넘었다가 2016년 10월 체포된 뒤 추방됐다.

―2016년 10월 경찰에 체포되고 어디에 있었나?

“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 정도 있다가 세관·국경보호국(CBP) 감옥으로 넘겨졌다. 거기서 5개월 동안 있으면서 재판을 받은 뒤 바로 추방됐다. 감옥엔 이민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강도와 도둑 등 다른 잡범들과 같이 있었다.”

―샌디에이고 농장 생활은 어땠나?

“소 농장에서 일했는데, 소 먹이로 쓸 풀에 물을 주는 일을 주로 했다. 아침 6시에 시작해 오후 3시면 끝났다. 시간당 13달러, 주당 500달러를 받았다. 백인 주인은 그리 나쁘게 대우하지는 않았다.”

―몇명이나 농장에서 일했나?

“모두 80명 정도였는데 전부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였다. 백인은 한 명도 없었다. 근처에 딸기, 토마토 등 농장이 많이 있었다. 전부 불법이민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전부 추방되면 샌디에이고 농장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경제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았는데 불법 체류 신분 때문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단속 직원들한테 잡혀가는 꿈을 자주 꿨다. 길거리에 다니면서도 경찰이 있나 없나 늘 살피면서 다녔다.”

―가족들은 미국에 있나?

“아이들은 미국 국적이라 두 달에 한 번씩 나를 보러 멕시코로 온다. (눈물을 글썽이며) 12살 된 막내딸이 정말 보고 싶다. 내가 미국으로 넘어갈 때보다 멕시코에 일자리도 많아지고 치안도 훨씬 좋아졌다. 가족들을 데리고 여기서 살고 싶은데, 이미 미국 생활에 다 적응을 해서…. 미국에 가면 돈은 좀더 벌지만 노예처럼 일한다. 이제 여기서 먹고살 만한데 굳이 넘어갈 필요가 있겠느냐. 주변에서도 넘어가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티후아나/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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