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티후아나의 재활용가공업체인 넵코멕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펠릭스 바르가스 아타르마시오.
멕시코 티후아나의 재활용가공업체인 넵코멕스 공장에서 일하는 펠릭스 바르가스 아타르마시오(44)는 11일(현지시각) “불법이민자들이 추방되면 미국 농장들은 다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타르마시오는 1990년 미국으로 국경을 넘었다가 2016년 10월 체포된 뒤 추방됐다.
―2016년 10월 경찰에 체포되고 어디에 있었나?
“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 정도 있다가 세관·국경보호국(CBP) 감옥으로 넘겨졌다. 거기서 5개월 동안 있으면서 재판을 받은 뒤 바로 추방됐다. 감옥엔 이민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강도와 도둑 등 다른 잡범들과 같이 있었다.”
―샌디에이고 농장 생활은 어땠나?
“소 농장에서 일했는데, 소 먹이로 쓸 풀에 물을 주는 일을 주로 했다. 아침 6시에 시작해 오후 3시면 끝났다. 시간당 13달러, 주당 500달러를 받았다. 백인 주인은 그리 나쁘게 대우하지는 않았다.”
―몇명이나 농장에서 일했나?
“모두 80명 정도였는데 전부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였다. 백인은 한 명도 없었다. 근처에 딸기, 토마토 등 농장이 많이 있었다. 전부 불법이민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전부 추방되면 샌디에이고 농장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경제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았는데 불법 체류 신분 때문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단속 직원들한테 잡혀가는 꿈을 자주 꿨다. 길거리에 다니면서도 경찰이 있나 없나 늘 살피면서 다녔다.”
―가족들은 미국에 있나?
“아이들은 미국 국적이라 두 달에 한 번씩 나를 보러 멕시코로 온다. (눈물을 글썽이며) 12살 된 막내딸이 정말 보고 싶다. 내가 미국으로 넘어갈 때보다 멕시코에 일자리도 많아지고 치안도 훨씬 좋아졌다. 가족들을 데리고 여기서 살고 싶은데, 이미 미국 생활에 다 적응을 해서…. 미국에 가면 돈은 좀더 벌지만 노예처럼 일한다. 이제 여기서 먹고살 만한데 굳이 넘어갈 필요가 있겠느냐. 주변에서도 넘어가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티후아나/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