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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첫 인사…‘공화주류-극우’ 두 축

등록 2016-11-14 08:49수정 2016-11-15 01:02

백악관 비서실장 프리버스 전국위장
수석전략가엔 ‘극우’ 배넌 임명
“라이벌 경쟁시키는 경영전략 적용”
프리버스, 트럼프-공화 ‘채널’ 기대
‘싸움꾼’ 배넌은 막후 영향력 휘두를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라인스 프리버스(44)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했다.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던 스티브 배넌(62) 트럼프캠프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으로 발탁됐다. 공화당 주류 인사로 꼽히는 프리버스와 극우 언론인 배넌의 발탁을 두고, 정반대의 라이벌 관계를 만들어 경쟁하도록 하는 ‘트럼프식 경영 전략’이 백악관 인사에도 적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나의 성공적인 팀과 함께 미국을 이끌 수 있게 돼 아주 기쁘다”며 “스티브와 라인스 모두 선거 때 아주 일을 잘했고, 또 역사적 승리를 일궈낸 훌륭한 자질을 갖춘 지도자들”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두 사람 모두 나와 함께 백악관에 들어가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2004년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뒤 2007년 위스콘신주 최연소 공화당 의장으로 선출됐고, 2010년 38살 나이로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같은 고향 출신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과도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화당 주류 쪽과 가깝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뒤, 공화당 주류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트럼프는 안돼’ 운동을 벌일 때도 프리버스는 끝까지 트럼프 곁을 지켰다. 지난 7월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옹립하는 전당대회도 그가 무난히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앞으로도 트럼프 친위 그룹과 공화당 주류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서실장에는 논란이 없는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맏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역시 프리버스에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전략가로 발탁된 배넌은 지난 8월 온건파인 존 매너포트가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최고경영자로 영입돼 ‘2기 캠프’를 이끈 인물이다. 극우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 바트> 대표를 맡아온 배넌은 2차 텔레비전 토론 직전 과거 빌 클린턴 성추문과 관련된 여성들을 내세운 긴급 기자회견을 기획하는 등 트럼프의 싸움꾼 이미지 메이킹 역할을 해낸 인물이다. 그가 비서실장 대신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 고문으로 발탁된 것은 인종적·성차별적 편견을 강하게 드러낸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벌써부터 남부빈곤법률센터 등 여성·유색인종·유대인 인권단체들은 배넌의 기용을 반대하는 성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배넌은 막후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쪽은 이날 비서실장 프리버스보다 배넌의 이름을 앞세워 발표했다.

‘주류 정치인’ 프리버스와 ‘극우 언론인’ 배넌의 인선으로 미뤄볼 때, 결국 트럼프가 백악관 및 행정부를 ‘주류와 아웃사이더’ 양축으로 끌고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인수위 관계자는 “배넌의 기용으로 트럼프의 싸움꾼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프리버스를 통해 주류 정치인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할 것”이라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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