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만센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수 케이티 페리와 맞잡은 손을 쳐들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등 격전지로 떠오른 지역들을 바삐 오가며 한표를 호소했다.
5일 플로리다주 펨브로크파인스 연단에 선 클린턴은 갈라진 목소리로 “내게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내게 투표하든 투표하지 않든, 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의 단점에 대해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어서 나와서 미래를 위해, 이 나라와 우리의 자손을 위해 투표해 달라”고 외쳤다. 이날 유세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클린턴은 비를 맞으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마이애미에 도착한 클린턴은 아이티와 쿠바 출신 밀집지역을 방문해 이주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지지자들에게 “이제 현실이 되게 만들자”고 호소했다. 현재 클린턴 캠프는 지지층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나서면서 두드러진 현상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또 조기투표가 없는 펜실베이니아에 막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클린턴은 자신을 지지하는 ‘스타 군단’도 한껏 활용했다. 전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가수 비욘세, 제이지 부부와 함께 무대에 올라 밀레니얼 세대와 흑인들의 지지를 노린 클린턴은 이날 저녁 필라델피아에서 가수 케이티 페리와도 한 무대에 올라 ‘스타 파워’를 과시했다. 이날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은 아이오와주와 콜로라도주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펜실베이니아 유세 등 전방위적으로 나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주립대에서 연단에 올라 “트럼프는 유례없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이들 주에서 민주당 저명 인사들이 힘을 집중한 모양새다.
클린턴은 6일에는 오하이오, 뉴햄프셔에서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뉴햄프셔 유세에선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제임스 테일러와 무슬림 미군 전사자 후마윤 칸 대위의 아버지 키즈르 칸과도 합동 유세를 벌인다. 클린턴은 이탈표가 감지되기 시작한 미시간주를 마지막날인 7일 유세 일정에 포함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도 클린턴의 방문 뒤 미시간을 찾아 표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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