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26일(현지시각) 열린 미 대선 1차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헴프스테드/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은 차분했지만 공세였고, 도널드 트럼프는 흥분했지만 수세였다. 미국 여론과 언론은 클린턴의 승리로 평가했다.
26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뉴욕주 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첫 텔레비전 토론은 정책 이슈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거친 공방으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무역정책, 이라크전, 트럼프의 세금신고 공개 거부,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등을 놓고 격돌했다.
토론 초반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클린턴의 뒤바뀐 입장을 공격하는 한편, 상대 발언을 끊고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특유의 무례한 스타일로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토론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트럼프는 이라크전 반대 여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의혹 제기, 세금신고 공개 거부 등의 문제에서 사실이 아닌 주장을 반복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클린턴은 토론 내내 트럼프 주장의 사실 여부를 따지며 그의 인종·여성 차별, 세금신고 공개 거부 등을 조목조목 공격했다.
대부분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이 토론에서 잘 준비된 식견을 보인 반면, 트럼프는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펴는 등 오히려 수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으로 트럼프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들에게 부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토론 직후, <시엔엔>(CNN)과 여론조사기관 오아르시(ORC)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트럼프에 비해 62% 대 27%로 토론의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안에 대한 이해에서도 클린턴은 68% 대 27%로 트럼프를 압도했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대통령직 수행이 적합하냐’는 질문에 부정적 평가가 55%로 긍정적 평가(43%)보다 높았다.
이번 토론은 미국 대선 토론 역사상 가장 많은 1억여명의 시청자가 지켜본 것으로 추정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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