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일리노이주 햄프턴의 일리니웨크 공원에서 열린 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햄프턴/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여름 휴지기’를 마치고 미국 노동절인 5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두달여 동안의 본선 대결에 돌입했다. 클린턴이 경합주에서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의 ‘굳히기 전략’과 트럼프의 ‘뒤집기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공교롭게도 대표적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를 노동절 이후 첫 공략지로 선택했다. <뉴욕 타임스>는 두 사람이 클린블랜드에서 길 몇개를 건너서 가까이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모두 러닝메이트를 대동했으며, 경호차량들이 서로 지나치기도 했다.
또한 두 후보의 언론 노출 방식도 엇비슷했다. 클린턴은 이날 몇달동안 기자회견 한번 없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처음으로 전세기에 출입기자들을 태우고 기자석으로 직접 찾아와 광범위히게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도 이에 질세라 기자들을 클리블랜드로 가는 전세기에 태우고 30여분 동안 질의응답을 벌였다.
5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오하이오주 브룩파크의 한 식당을 찾아 손님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브룩파크/AP 연합뉴스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날 뉴햄프셔주 레바논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클린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샌더스는 레바논에서 열린 유세에서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부탁하고 싶다”며 “하지만 선거가 끝난 이틀 뒤부터는 클린턴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대선 후보들은 여름동안 실탄(선거자금) 비축을 위한 모금행사와 조직 및 선거전략 정비를 벌인 뒤 노동절부터 결승날(11월8일 대선)까지 광고 등을 쏟아부으며 전력질주를 벌인다.
정치전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클린턴은 전국 지지율에서 지난달 초 8%포인트 정도 트럼프에 앞섰으나, 최근 들어 4%포인트 정도로 격차가 준 상태에서 현상유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조사 결과 공개와 이메일 속에 있던 클린턴재단과의 유착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민정책 완화 얘기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다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오하이오,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선거인단이 많은 대부분의 ‘대형 경합주’에선 여전히 클린턴이 앞서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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