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미국 뉴욕의 존제이 대학에서 열린 법 집행기관 지도자 모임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 조사보고서를 몇일 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미 <시엔엔>(CNN)이 30일(현지시각) 복수의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사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클린턴 후보에 불리한 내용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아 대선 정국에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수도 있다.
<시엔엔>은 이날 자사를 포함해 수많은 미 언론들의 정보공개 청구로 연방수사국이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이라는 이유로 보고서 공개를 꺼려왔다.
연방수사국이 공개할 보고서는 지난달 초 이메일 스캔들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기소 의견을 달아 미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대략 30쪽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수사국은 이외에도 클린턴를 3시간30분 동안 직접 심문한 내용의 요약본 10여페이지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메일 스캔들’이란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업무용으로 사용한 것을 지칭한다.
앞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 국장은 수사 결과 발표 당시 클린턴이 “매우 민감하고 대단히 기밀취급을 요구받는 정보를 다루는 데 극히 부주의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린턴의 ‘극도로 부주의한’ 행동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실정법 위반은 아니어도 대선 국면에서 상당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 국무부는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사건과 관련한 클린턴의 당시 이메일 30여 건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역시 클린턴 개인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은 것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FBI에서 넘겨받은) 이메일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끝에 30건가량이 벵가지 사태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그러나 벵가지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이 담긴 것인지, 아니면 클린턴이 이미 국무부에 제출했던 이메일의 복사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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