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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올림픽 앞둔 브라질 경찰 ‘거리 청소’ 하루 8명 사살

등록 2016-07-13 17:07수정 2016-07-13 22:20

8월 개막 앞두고 ‘범죄 단속’ 과도한 폭력 말썽
흑인 청년 ‘학살’ 수준…거리의 아이들도 희생
극심한 경제난 탓에 경찰 임금 체불 등 불만도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마라카나 경기장 앞에서 한 여성이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여성 뒤로 브라질 군인이 경기장 주변에서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마라카나 경기장 앞에서 한 여성이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여성 뒤로 브라질 군인이 경기장 주변에서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대통령 탄핵 정국, 극심한 경제 불황, 치안 불안, 어른거리는 지카 바이러스….

다음달 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하는 올림픽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것들은 이 뿐이 아니다. 최근 브라질에선 경찰이 올림픽 치안 확보를 구실로 무차별 살상에 가까운 폭력을 행사해 또다른 비난이 일고 있다.경찰의 범죄 단속으로 사살되는 사람이 하루 8명에 이르며,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에선 경찰 폭력이 갈수록 더 악화하고 있다고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12일 보도했다. 특히 가난한 흑인 청년들이 희생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치안 문제가 인종갈등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 단체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목숨도 중요하다)’와 미국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브라질경찰감시’는 12일 조만간 리우에 대표단을 파견해 현지 시민사회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경찰감시 창립자인 리즈 마틴은 “미국과 리우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성이 세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아픈 지표”라고 말했다. 마틴은 “통계에 따르면 흑인 청년들이 경찰 손에 죽고 있다는 게 너무나 명백하다”며 “희생자 수를 보면 이건 인종학살이다”고 말했다.

브라질 경찰의 민간인 살상은 악명이 높다. 지난달 브라질 상원의 특별위원회는 최근 수년간의 실태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매년 2만3000명의 흑인 청년이 살해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23분에 한 명꼴인데, 희생자 중 상당수는 경찰의 ‘치안 작전’에서 사살됐다. 특별위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이건 사실상 가난한 흑인 젊은이들의 말살이다”고 개탄했다. 앞서 지난해 말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브라질 경찰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거리 청소’ 작전을 벌이면서 집 없이 거리에서 살아가는 ‘홈리스’ 어린이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12일 ‘올림픽 치안’을 위해 오는 24일부터 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8만명의 군과 경찰이 리우에서 거리 순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유럽연합 경찰인 유로폴과 브라질 경찰이 올림픽 기간 중 불법이주와 인신매매 등 조직범죄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치안협력 협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 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찰과 소방관들이 임금 체불 등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한다, 리우에 오는 누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고 쓴 플래카드를 펼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찰과 소방관들이 임금 체불 등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한다, 리우에 오는 누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고 쓴 플래카드를 펼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경찰은 경찰대로 불만이 많다. 최근 리우 시 당국이 관련예산을 삭감하면서 경찰 임금이 체불되고, 차량 연료비와 화장실 화장지 같은 기본적 물품 지원마저 끊겼다. 그러자 리우 경찰은 지난달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한다. 이곳에 오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고 쓴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브라질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25년새 최악일만큼 심각한 경기 침체에서 몇년째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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