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주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2시간에 걸친 첫 회동을 갖고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성명에서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으로 대변되는 ‘오바마의 백악관‘이 4년 더 연장되는 것을 볼 수 없다"면서 "모든 공화당원이 공통의 가치와 원칙을 중심으로 단합하고 보수의 어젠다를 진전시켜 나가며 올가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라이언이 이날 회동 후 기자회견하는 모습. 워싱턴/연합뉴스
공동성명서 “차이 있지만 올 가을에 승리할 위대한 기회 확신”
트럼프 공개지지는 논의 안해…공화 의원들, 이민기조 완화 촉구
트럼프 공개지지는 논의 안해…공화 의원들, 이민기조 완화 촉구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의 최고위 인사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당의 단결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그러나, 라이언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의 트럼프에 대한 공개 지지를 여전히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와 공화당 주류는 일단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라이언은 12일 오전 워싱턴 공화당 전국위원회에서 회동한 뒤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몇가지 차이가 있음에 정직해야 하나, 중요한 분야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음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추가적인 대화를 가질 것이나, 우리 당을 단합하고 올 가을에 승리할 위대한 기회가 있음을 확신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할 것을 확실히 다짐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대화에 “고무됐다”고 말했음에도 트럼프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회동 뒤 의사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내가 차이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 그 차이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공화당과 당의 모든 보수적 가치를 단결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라며 “우리의 차이들을 얘기한 것은 중요하고, 우리를 단결시킬 핵심적 원칙들을 토론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회동 뒤 이날 만남이 성공이라고 말했다. 회동 직후 아무런 언급을 하지않았던 그는 이날 늦게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만남은 성공이라며 자신은 당의 분파들을 단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라이언과 마주 앉아 대선 후보의 법적인 지명 과정에 대해 논의했다며 “약간 천천히 진행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무역과 국경안보는 자신이 “매우 강하게 느끼는” 두 가지 사안이다고 말해, 라이언과 의견이 엇갈리는 분야들을 시사했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예정된 뒤 처음갖는 당 고위인사와 만남으로, 그와 공화당 주류 사이의 간극을 메울 중요한 출발점으로 여겨졌다. 이날 회동에서 양쪽은 서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완화하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타협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라이언이 트럼프를 지지할 태세가 됐다는 공개적인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당 후보 공개지지를 논의하지 았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이언은 트럼프에게 자신은 그를 지지하기를 원하나, 그들의 참모들끼리 더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두 사람의 측근들이 전했다.
라이언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따뜻하고 천재적이다”고 칭찬하고, 화해의 과정이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트럼프는 대선후보로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라이언을 축출할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공화당의 상하원 의원 후보들이 당선되는데 돕겠다고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언은 트럼프에게 개인적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당 후보 경선에서 그를 반대했음을 상기시켰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라이언과 회동 뒤 공화당 하원 지도부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일련의 만남을 가졌다. 공화당 의원들 일부는 트럼프에게 이민과 관련한 그의 어조를 완화하라고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와 만남에서 무역, 낙태, 대법관 지명, 세금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를 토론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에게 통일된 정책 의제를 확립하고 그의 어조를 바꾸라고 제안했다. 특히 이민 문제와 관련해 존 코르닌 상원의원은 “사람들이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문제들을 말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주로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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