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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거친 입은 순화되나?

등록 2016-04-25 11:22수정 2016-04-28 10:46

트럼프(왼쪽)가 위스콘신주 애플턴 유세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왼쪽)가 위스콘신주 애플턴 유세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연합뉴스
마나포트, “트럼프, 부정적인 것들 잦아들고 이미지 바뀔 것”
월스트리트저널, “더 나은, 자제력 있는 후보 될 것” 트럼프 인터뷰 보도
테드 크루즈·힐러리 클린턴 ‘트럼프 거짓말에 속아서는 안 돼’ 비난
도널드 트럼프의 험한 입이 이제 순화되나?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 중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신임 선거운동 책임자인 폴 마나포트는 지난 21일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비공식적인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자마자 유권자들은 “전혀 다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당신들은 이 사람의 심층을 보게 될 것이다”며 “그가 해왔던 부분들은 지금 당신들이 기대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마나포트는 “그러나 트럼프가 아직 준비가 안됐다”며 “왜냐하면 그는 먼저 첫 국면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것들은 잦아들 것이고, 그의 이미지는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새로 영입한 마나포트는 공화당 주류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로,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와의 관계 개선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이제 신중한 이미지로 변신해, 공화당 주류와 중도층의 표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도 최근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방법은 진화하고 변화하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며 “나는 더 나은, 그리고 자제력 있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즉석연설 대신에 텔레프롬프터(원고표시장치)와 연설문 작성자를 활용하는 등 선거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 문제와 관련해, 해당자의 의사에 따라 정할 문제라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트랜스젠더 고등학생이 생물학적 성이 아닌 성 정체성에 따라 학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논란이 되자, 이 판결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소수집단의 권익에 대해 극렬한 반대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의 기존 모습을 생각하면, 이 발언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는 26일의 펜실베이니아 경선 등을 앞두고 새로 발표한 광고에서도 아들과 함께 출연해 다정다감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포효하고 거센 비난 발언으로 일관하는 기존 광고와는 대비된다.

당내의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마나포트의 이 발언을 놓고, “그 부동산 재벌이, 잘 속는 바보같은 유권자들에게 이민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트럼프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도 아직까지는 마나포트의 약속을 일축하고 있다. 트럼프는 “마나포트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약간 바뀔 것이며, 표현도 순화할 것이다’고 말했는데,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것인가”라며 “나는 표현을 순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내가 전화로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닌 것이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테드 크루즈를 ‘거짓말쟁이 크루즈’라고 맹비난하는 등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는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자신에게 “좀더 대통령스러워야 한다”는 요청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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