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쪽, 샌더스 완주 방침에
“공화당 후보 도와주는 일” 불만
“공화당 후보 도와주는 일” 불만
지난 19일 미국 뉴욕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15%포인트의 큰 격차로 꺾어 대선 경선 승리를 거의 굳혀가면서 양쪽의 신경전이 되레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샌더스 의원 쪽은 경선 완주와 함께 좀더 날카로운 공세를 예고하고 있는 반면, 클린턴 쪽은 샌더스의 완주가 클린턴의 본선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 경선 패배로,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샌더스는 ‘뉴욕 승리’를 바탕으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등으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뒤,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경쟁을 통해 최종 후보로 지명받겠다는 전략을 펴왔다. 하지만, 뉴욕 패배로 이는 힘들어졌고, 앞으로 남은 펜실베이니아와 캘리포니아 등의 대형주에서도 클린턴에게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샌더스는 아직은 경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길이 여전히 있다”고 밝히면서 26일 펜실베이니아 등 남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참모들을 재편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샌더스가 대의원 수에서 명백하게 불리함에도 경선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애초 그의 출마 목적이 민주당 후보 지명 자체보다 ‘정치 혁명’과 ‘월가 개혁’을 위해 클린턴을 좀더 ‘좌클릭’으로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이런 맥락이라면 그의 완주나 클린턴에 대한 공세를 높이는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와 겨루는 본선으로 시선이 옮겨간 클린턴 진영은 샌더스의 이런 전략에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지고, 화를 내고 있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전했다. 경선을 치를수록 양쪽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샌더스 지지자들 가운데 젊은층들이 본선에서 클린턴을 찍지 않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현금 실탄도 빨리 소진된다. 클린턴 진영에서 샌더스의 완주 방침을 두고 “공화당 후보를 도와주는 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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