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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인기 거품이었나…개막전 크루즈 뜻밖의 승리

등록 2016-02-02 19:35수정 2016-02-11 09:36

1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디모인의 아이오와주립박람회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악수하고 있다.  디모인/EPA 연합뉴스
1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디모인의 아이오와주립박람회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악수하고 있다. 디모인/EPA 연합뉴스
미국 아이오와 경선 l 공화

기독교복음주의세력 크루즈에 ‘몰표’
선전 순환 여부는 미지수
당 주류, 3위 루비오에 주목할 듯
공화 경선 미궁속으로
아이오와에서 테드 크루즈가 승리함으로써,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더욱 복잡한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공화당의 기성 주류 세력이 받아들이기 힘든 후보인 크루즈의 부상이 확인된 반면, 트럼프의 인기는 거품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당의 주류 쪽에 가까운 마코 루비오가 트럼프를 1.2%포인트로 쫓는 3위를 차지해, 당 주류들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각)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바닥을 훑는 총력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27.7%를 득표한 그는 24.3%를 얻은 도널드 트럼프에 기대 이상으로 낙승했다. 크루즈의 승리는 기록적인 투표 인원 속에서 투표장에 대거 나온 보수적인 기독교복음주의 성향 유권자들에 힘입었다. 2012년 아이오와 공화당 경선에서 투표한 인원은 16만명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18만7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투표했다.

크루즈는 그 어느 후보보다도 아이오와에 상주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99개 카운티 모두를 방문하는 풀뿌리 선거 전략을 펼쳤다. 이 지역의 상원의원 찰스 그래슬리가 해마다 주 전역을 돌면서 유권자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을 따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전면적 그래슬리’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특히 ‘기독교인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구호를 내건 그는 마지막 10일 동안 36개의 행사를 치르며 유권자 접촉을 강화했다. 크루즈의 이런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들을 기독교복음주의자라고 자칭하는 아이오와에서 기독교복음주의 성향 유권자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나오게 했다.

반면, 출마 선언 이후 줄곧 전국 차원에서 선두를 지키는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도 선거운동 종반에는 크루즈를 앞서며 선두에 나섰음에도 예상 이상으로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많은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단순히 오락 차원에서 트럼프를 주목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트럼프를 대통령감으로는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트럼프는 크루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아이오와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는 크루즈와 달리 선거 막판까지 아이오와를 들락거리며, 대규모 집회에만 치중했다. 아이오와의 이런 결과는 다른 주의 경선에서도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공화당의 기성 주류 세력들은 더욱 복잡해진 ‘경선 방정식’에 직면하게 됐다.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는 강경보수의 크루즈 역시 트럼프만큼이나 오는 11월 대선과 총선 전망을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아이오와 경선에서 아이오와의 공화당 출신 주지사 테리 브랜스태드는 크루즈가 11월 선거에서 당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크루즈가 아이오와의 주산업인 옥수수에서 추출하는 에탄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반대하는 것을 지적해, 크루즈의 선거에 타격을 줬다. 크루즈는 기독교복음주의 원칙에 따라 술의 원료가 되는 에탄올의 보조금을 반대했다.

루비오는 아이오와에서 선전함으로써, 트럼프와 크루즈 사이에서 낀 당 주류들에게 대안의 가능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앞으로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의 블루칼라 백인층, 크루즈의 기독교복음주의 유권자, 루비오의 보수 성향 및 기성 주류 지지층으로 나뉘어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기성 주류들은 트럼프와 크루즈가 아닌 대안을 찾는 미로로 접어들게 됐다.

크루즈와 트럼프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부터 자신의 인기와 지지를 표로 연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크루즈는 다음 경선 주들인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놓고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9일 벌어지는 뉴햄프셔 경선에서는 트럼프가 38% 대 13%(보스턴헤럴드 조사), 30% 대 12%(시엔엔), 38% 대 12%(매사추세츠대) 등으로 여유있게 크루즈를 앞서고 있다. 크루즈로서는 격차가 큰 뉴햄프셔에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지 기로에 섰다. 자원을 투입해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이 경우 자신의 지지층인 기독교복음주의 유권자들이 많은 그다음 경선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리 가능성마저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뉴햄프셔에서 트럼프의 독주를 방치하면, 아이오와에서 얻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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