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벌일 가능성
‘온건 보수’ 본선 경쟁력 갖춰
‘온건 보수’ 본선 경쟁력 갖춰
1일(현지시각)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마코 루비오(45) 상원의원은 자신이 미국 대선에서 ‘다크호스’라는 사실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루비오가 ‘강력한 3위’에 오르면서 공화당 경선도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루비오 선거캠프의 앨릭스 코넌트 대변인은 “이제 3파전이다. 3명 가운데 1명이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이 보도했다. 이날 루비오 의원은 23.1%를 득표해 2위 도널드 트럼프에게 불과 1.2%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4위(벤 카슨, 9.3%)와 5위(랜드 폴, 4.5%)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이들에게 사실상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루비오 의원의 메시지가 선명하다.
루비오 의원이 보이는 자신감의 근거는 ‘본선 경쟁력’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더글러스 쇼언은 <폭스 뉴스> 인터넷판에 올린 ‘아이오와 이후엔 트럼프나 크루즈가 아닌 루비오에 주목하라’는 칼럼에서 “루비오는 투표일 직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6%였지만 놀랍게도 23%를 득표했다”며 “그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유권자들을 움직인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쇼언은 루비오 의원이 민주당 1위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비판이 공화당 주자들 가운데 가장 날카로운 달변가라고 묘사했다.
클린턴(69)이나 버니 샌더스(74) 상원의원 등 민주당 후보들에 견주면, 루비오의 ‘젊음’도 빼놓을 수 없는 본선 경쟁력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내 머리가 충분히 희지 않아 기회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세대의 미국인이 우리 유산의 부름에 응답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 히스패닉계라는 배경도 본선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극우 보수의 본모습을 숨기지 않는 크루즈나 트럼프에 견줘, 루비오가 온건한 성향으로 공화당 주류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점도 그의 캠페인에 힘을 실어준다.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이 되면서 정치를 시작한 루비오 의원은, 2009년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에서 찰리 크리스트 주지사를 꺾고 상원의원이 되면서 30대에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2013년 2월 <타임>은 표지이야기로 그를 다루며 ‘공화당의 구세주’라는 제목을 달았다.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화당의 오바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 10월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루비오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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