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주당 버니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
국제초점 I 미국 1일 첫 경선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민주·공화 양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1일 열린다. 8일 뒤인 9일에는 뉴햄프셔주에서 양당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실시된다. 두개 주의 경선 결과는 나머지 48개주의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당 후보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 클린턴-샌더스 오차범위 혼전
공화, 트럼프-크루즈 5%p차 대접전
각 당 후보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카터·오바마도 아이오와 승리 발판
‘무명’·‘신예’ 한계 딛고 백악관 입성
아이오와·뉴햄프셔 이변 진원지
“최종 승자는 뚜껑 열어봐야 안다”
아이오와 경선 이틀을 남겨둔 30일, 이 지역 최대 언론사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5%의 지지율을 얻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42%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다. 공화당도 도널드 트럼프(28%)가 테드 크루즈(23%) 상원의원을 5%정도만 이기고 있다. 뉴햄프셔의 경우엔 민주·공화에서 샌더스가 8~16%포인트, 트럼프가 15~19%포인트가량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선,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살펴보면, 클린턴이나 샌더스 두 후보 모두, 아이오와는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다. 샌더스는 전국적인 인지도가 클린턴에 비해 10~20%포인트 정도 떨어진다. 뉴햄프셔에선 클린턴을 앞서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고향인 버몬트주와 가까이 있어 ‘이웃 인심’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많다. 따라서,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주를 모두 거머쥐어야 ‘아웃사이더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
클린턴 입장에서도 아이오와에서 샌더스에게 지면, 뉴햄프셔에 이어 2연패를 당할 공산이 크다. 그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사용한 개인 이메일에 22건의 ‘1급 기밀’이 들어있었다고 국무부가 29일 인정하면서 상황은 더욱 유동적으로 변했다. 초반에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돌입해야 하고, 자칫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한테 일격을 당했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공화당 경선 후보들, 특히 트럼프 입장에선 아이오와가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 공화당의 기성 정치세력들도 트럼프의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꾸로, 트럼프가 패배하면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기성 정치세력들의 ‘트럼프 끌어내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아이오와나 뉴햄프셔 가운데 1곳이라도 이긴 후보들이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지난 1980년 이후 민주·공화를 통틀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한군데도 이기지 못한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된 경우는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유일했다.
무엇보다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의 매력은 이변의 진원지였다는 데 있다. 무명의 지미 카터 조지아 주지사는 1976년 아이오와 승리를 발판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신예 정치인 오바마는 클린턴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선거예측 전문가인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센터 소장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이변이 없으면 그게 놀라운 것이다. 이곳 유권자들을 영리하고 짓궂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오와에선 표심을 미리 가늠하기 어려운 코커스 제도를 운영한다. 민주당의 경우 당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 뒤 지지하는 후보의 팻말 주변에 모이는 식으로 후보자를 택한다. 득표율이 15% 미만인 후보를 채택한 당원들은 다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특정후보 지지자 가운데 언변과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분위기는 순식간에 한쪽으로 쏠린다. 아무리 춥고 눈이 와도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는 조직력과 열정적인 당원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2월1일 최종 승자는 정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공화, 트럼프-크루즈 5%p차 대접전
각 당 후보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카터·오바마도 아이오와 승리 발판
‘무명’·‘신예’ 한계 딛고 백악관 입성
아이오와·뉴햄프셔 이변 진원지
“최종 승자는 뚜껑 열어봐야 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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