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크 거트먼
샌더스 ‘44년지기 핵심 참모’ 거트먼 인터뷰
미국 대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74) 상원의원의 44년 지기이자, 핵심 대선 참모로 활동하고 있는 허크 거트먼(72)을 지난달 15일 버몬트주 벌링턴의 한 찻집에서 만나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현재 버몬트주립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거트먼은 1972년 샌더스와 인연을 맺은 뒤 지역정치를 함께 했으며, 샌더스가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수석보좌관을 지낸 ‘정치적 동지’다. 또한 그는 샌더스와 함께 지난해 정치비망록 <백악관의 아웃사이더>를 펴내기도 했다. 샌더스와 거트먼, 리처드 슈거먼 버몬트주립대학 교수 등 3명은 흔히 ‘트리오’(삼총사)로 불린다.
“소득불평등 문제·중산층 보호 등
40여년 변하지 않고 똑같은 주장 파리 테러로 130명 사망
콩고 전쟁에선 450만 희생
무엇이 더 중요한지 깨달아야 미국 경제 월스트리트의 볼모
국민들 밑바닥 정서 개혁 원해 어떤 목표는 굉장히 강경하지만
공화당과도 타협할 줄 안다” -샌더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버니는 40년 동안 거의 똑같은 얘기를 해왔다. 소득 불평등 문제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의 하나는 중산층 가정들이 중산층으로부터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직장을 잃거나, 아프거나, 건강의료보험을 잃거나, 주택을 잃거나 하면 90%는 생활이 불안정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미국의 경제시스템이 커다란 결점이 있다고 말해왔다. 소수의 소득계층이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다. 모든 미국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젊은층은 비슷비슷한 정치에 지쳐 있고, 갈수록 취업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샌더스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솔직하게 얘기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월가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룬 대통령이 없었다. 대형 은행이나 뮤추얼펀드는 정말 큰 권력을 갖고 있고 그것을 행사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돈을 선거운동에 투자한다. 샌더스는 그런 식으로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월가와의) 협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월가는 왜 개혁되지 않고 있다고 보는가? “정치인들이 전적으로 큰돈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은행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하는 정치는 정말 쉬운 일이다. 미국인들의 밑바닥 정서에서는 그런 것(정치인들이 큰돈을 받는 것)에 대해 매우 매우 화가 나 있다. 샌더스는 미국 경제가 도박꾼, 금융거래인, 월스트리트의 볼모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 주류 언론은 샌더스가 성격이 까칠하다거나 언론에 불친절하다고 얘기하는데. “그는 언론들이 애완견에 대해 묻거나 머리에 왜 신경쓰지 않느냐고 묻는 것에 대해선 참을성이 없다. 진짜 문제는 미국인 가족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잘 보호하느냐는 것이다. 내가 보증하는데, 샌더스는 그런 얘기를 더 재밌어한다. 그런 것을 얘기할 때 그는 따듯하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지도자의 길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부패한 정치적 시스템은 돈으로 광고를 사고, 돈으로 선거유세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금융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샌더스는 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보편적 의료보험을 원한다. 샌더스는 모든 젊은이들이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젊은이들은 등록금으로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샌더스는 외교정책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인식이 있다. 미국 언론이 물어봤는데 답을 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내가 질문을 해도 될까? 130여명이 죽은 파리 테러가 더 중요하냐, 아니면 450만명이 죽은 콩고 전쟁이 더 중요하냐? 왜 우리는 이라크에선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신경쓰지 않는 것인가? 그들이 백인인 파리 사람보다 더 낮은 지위에 있기 때문인가? 물론 130여명이 죽은 것은 테러이고, 심각한 일이다. 그러나 의문은 있다. 공화당 토론회를 보면 모든 질문은 테러리즘에 맞춰져 있고, 아무도 지난 30년 동안 최상위권으로 부가 흘러간 것에 대한 질문은 없다. 그것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고, 샌더스가 초점을 맞추는 문제다.” -<뉴욕 타임스>는 샌더스를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동의하는가?
“나는 그 보도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샌더스는 어떤 목표에 대해선 굉장히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 건강보험 프로그램, 경제적 부정의에 대한 것들이다. 그러나 경제적 정의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세스는 종종 협상과 타협을 한다. 사례가 있다. 나는 샌더스가 의회에 있을 때 그를 위해 일했다. 그의 목표는 의료보험 회사들을 거치지 않고도 모든 미국인이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매 회기 때마다 그 법안을 입안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보편적 의료보험이 아닌)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제안했을 때 샌더스는 그것을 지지했다. 물론 샌더스는 오바마의 제안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진일보한 조처라고 생각했다. 지금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또한 오바마의 제안은 젊은이들이 26살까지는 부모들의 보험으로 의료비를 지급할 수 있게 했다. 샌더스는 그것이 제일 중요한 조건이라고 봤다. 샌더스는 정치인이다. 그는 심지어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의원과도 얘기하고 타협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샌더스와 비슷한 정책들을 많이 내놓았다.
“가게에 갔을 때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다. ‘내가 왜 샌더스를 흉내내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겠는가’라고 말이다. 클린턴은 샌더스가 될 수 없다. 나는 그 얘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또 의회 선거에선 투표장에 가는 미국 사람은 50%도 안 된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선 60% 정도 된다. 그래서 클린턴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샌더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두 사람이 인기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기존 정치가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샌더스는 이슈와 정책 제안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트럼프는 멕시코인들이 못들어오게 장벽을 쌓아야 한다, 무슬림도 미국에 들어오면 안 된다, 그런 얘기만 한다. 그것은 정책이 아니다. 건강보험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것은 없고 멕시코 장벽만 외친다.”
워싱턴/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40여년 변하지 않고 똑같은 주장 파리 테러로 130명 사망
콩고 전쟁에선 450만 희생
무엇이 더 중요한지 깨달아야 미국 경제 월스트리트의 볼모
국민들 밑바닥 정서 개혁 원해 어떤 목표는 굉장히 강경하지만
공화당과도 타협할 줄 안다” -샌더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버니는 40년 동안 거의 똑같은 얘기를 해왔다. 소득 불평등 문제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의 하나는 중산층 가정들이 중산층으로부터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직장을 잃거나, 아프거나, 건강의료보험을 잃거나, 주택을 잃거나 하면 90%는 생활이 불안정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미국의 경제시스템이 커다란 결점이 있다고 말해왔다. 소수의 소득계층이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다. 모든 미국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젊은층은 비슷비슷한 정치에 지쳐 있고, 갈수록 취업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샌더스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솔직하게 얘기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월가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룬 대통령이 없었다. 대형 은행이나 뮤추얼펀드는 정말 큰 권력을 갖고 있고 그것을 행사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돈을 선거운동에 투자한다. 샌더스는 그런 식으로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월가와의) 협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월가는 왜 개혁되지 않고 있다고 보는가? “정치인들이 전적으로 큰돈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은행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하는 정치는 정말 쉬운 일이다. 미국인들의 밑바닥 정서에서는 그런 것(정치인들이 큰돈을 받는 것)에 대해 매우 매우 화가 나 있다. 샌더스는 미국 경제가 도박꾼, 금융거래인, 월스트리트의 볼모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 주류 언론은 샌더스가 성격이 까칠하다거나 언론에 불친절하다고 얘기하는데. “그는 언론들이 애완견에 대해 묻거나 머리에 왜 신경쓰지 않느냐고 묻는 것에 대해선 참을성이 없다. 진짜 문제는 미국인 가족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잘 보호하느냐는 것이다. 내가 보증하는데, 샌더스는 그런 얘기를 더 재밌어한다. 그런 것을 얘기할 때 그는 따듯하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지도자의 길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부패한 정치적 시스템은 돈으로 광고를 사고, 돈으로 선거유세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금융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샌더스는 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보편적 의료보험을 원한다. 샌더스는 모든 젊은이들이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젊은이들은 등록금으로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샌더스는 외교정책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인식이 있다. 미국 언론이 물어봤는데 답을 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내가 질문을 해도 될까? 130여명이 죽은 파리 테러가 더 중요하냐, 아니면 450만명이 죽은 콩고 전쟁이 더 중요하냐? 왜 우리는 이라크에선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신경쓰지 않는 것인가? 그들이 백인인 파리 사람보다 더 낮은 지위에 있기 때문인가? 물론 130여명이 죽은 것은 테러이고, 심각한 일이다. 그러나 의문은 있다. 공화당 토론회를 보면 모든 질문은 테러리즘에 맞춰져 있고, 아무도 지난 30년 동안 최상위권으로 부가 흘러간 것에 대한 질문은 없다. 그것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고, 샌더스가 초점을 맞추는 문제다.” -<뉴욕 타임스>는 샌더스를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동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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