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냉전시대 영화 같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운구차(사진)가 미국 언론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등은 28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운구차를 텔레비전으로 본 자동차 마니아들이 차종과 모델명 등에 대해 갖가지 추정을 인터넷에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즘은 보기 드문 각이 지고 거대한 승용차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위원장의 운구차가 1970년대 중반에 생산된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인 것으로 추정한다. 운구차와 구급차 등에 조예가 깊다는 그레그 머크서머는 창문 생김새 등을 근거로 이 차가 1975~76년에 생산된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이며 방탄차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생전에 미국과 적대한 김 위원장이 떠나는 길에 미제 차량을 이용한 것은 아이러니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또 30년도 더 된 차량이 사용된 데에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낡았지만 흠잡을 데 없이 관리된 운구차의 모습을 비추는 북한 국영텔레비전 화면은 냉전시대의 할리우드 영화 같았다”고 했다.
한국계인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소 연구원은 “타임캡슐을 보는 것 같다. 북한은 아직 1970년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신문은 세 대의 낡은 리무진 뒤로 상대적으로 신형인 벤츠와 1990년대에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폴크스바겐의 파사트도 보였다며 구입 경로에 관심을 보였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도 운구차의 내구성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미국 대통령이 쓰던 이와 비슷한 리무진을 보려면 6대를 거슬러 제럴드 포드(재임 1974~77년) 전 대통령 때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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