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밝혀
김정일 위원장과 ‘북-미 현안’ 면담결과 전달할 듯
김정일 위원장과 ‘북-미 현안’ 면담결과 전달할 듯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 여성 언론인 2명을 데리고 5일 아침 평양을 출발해 밤 9시50분(한국시각)께 로스앤젤레스 근처 버뱅크의 밥호프 공항에 도착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도착 직후 자신의 뉴욕 사무소가 배포한 짤막한 ‘개인 성명’을 통해 “두 명의 미국 여성 언론인이 북한에서 풀려나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인디애나로 떠나기 직전 백악관 앞 잔디밭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던 두 언론인이 돌아오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각별한 인도주의적 노력을 치하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어느 시점에는 방북 결과를 직접 설명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곳의 국가안보팀과도 (방북 결과를)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깁스 대변인의 발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사실상 ‘특사’ 구실을 했음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북-미 현안과 관련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명한다면 사실상 북-미 간 ‘간접 최고위급 회담’의 모양새를 띠게 된다. 깁스 대변인은 이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최선의 길은 북한이 과거에 맺은 합의와 책임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발표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결과 보도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정중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포괄적 패키지’ 구상을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한 발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핵무기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성의’를 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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