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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대남담당 김양건 배석…억류자 문제 협의 가능성

등록 2009-08-05 19:14수정 2009-08-06 00:38

북한에서 석방돼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 공항에 도착한 유나 리(왼쪽)와 로라 링(오른쪽)이 각자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버뱅크/AFP 연합
북한에서 석방돼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 공항에 도착한 유나 리(왼쪽)와 로라 링(오른쪽)이 각자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 버뱅크/AFP 연합
남북관계 논의했나
“클린턴, 현대아산 직원·선원들 문제 설명들어”
남한 정부와 사전조율…북 ‘제한적 통남’ 관측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속엔 남북관계 현안도 들어있었을까?

일단 접견과 만찬의 배석자 면면을 보면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대남 담당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접견과 만찬 모두 배석자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접견과 만찬 모두에 배석한 김정일 위원장의 참모는 김 부장을 빼면 대미정책을 총괄하는 외교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유일하다. 김 부장은 노동당 국제부장을 지낸 외교통이지만, 2007년 3월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뒤로는 대남 분야를 지휘해 왔다. 같은 해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단독회담에 배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남북관계 악화로 북한의 대남 분야 주요 인물들이 하나 둘 사라진 속에서도 꿋꿋이 김 위원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런 그의 배석은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한 클린턴 대통령의 언급을 예상하고 준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남북관계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일 수도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먼저 남북관계와 관련한 언급을 했다면, 남북관계 전반을 우선적이고 주된 소재로 삼았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보다는 개성공단에서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ㅇ씨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나포된 연안800호 선원들에 대한 인도적 조처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자 석방이라는 인도적 사안에 국한해 협의를 하기 위해서라는 공식 방북 목적에 비춰볼 때 그렇다. 실제 정부 핵심 당국자는 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 두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갔기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 사이에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것이다.

클린턴 평양 체류 일정
클린턴 평양 체류 일정

이 경우 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로 볼 때 현장에서 긍정적인 조처를 지시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논의 여부가 반드시 (북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고, 우리가 별도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계속 촉구해야 할 사안”이라며 “결국 이 문제는 북한의 결심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먼저 남북관계를 대화 주제로 꺼냈다면, 남북관계 전반과 관련한 북한의 원칙적 입론을 밝혔을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이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을 거부한 남한에 있는 만큼, 남한이 바뀌면 남북관계도 풀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 10월 공개한 담화에서 “6·15와 10·4선언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과 남의 화합과 대결, 통일과 분열을 가르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북-미관계 해빙을 상징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김 위원장에게 제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동 이후 남북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통미봉남(미국과만 대화하고 남한과 대립하는 양상)’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어렵게 기회를 잡은 미국과의 대화 구도에 남한이 ‘딴지’를 걸지 못하도록 남북관계도 일정하게 관리하는 ‘통미 속 제한적 통남’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양건 부장을 배석시켜 남북관계에 대한 논의를 대비한 것 자체가 남북관계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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