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사용’ 정밀검증 전제로 인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평화적인 핵에너지 이용 권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중동 및 유럽 순방길에 오르기 앞서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도 에너지에 대한 정당한 관심과 열망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의 주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이란이 더 이상 핵위협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정밀한 검증을 전제로 이란의 평화적인 핵에너지 이용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지난달 프라하 연설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그러나 “이란이 핵무기 야망을 포기하는 게 국제사회의 관심이며, 그 최선책은 단호하고 직접적인 외교”라고 못박았다.
오바마는 4일로 예정된 이집트 카이로 연설에서 조지 부시 전임 정부의 이슬람 정책에 대해 사과할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화 창구를 여는 것”이라고 에둘렀다. 그는 또 장기독재와 인권침해 시비가 큰 이집트에서 연설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할 일은 보편적 원칙들을 ‘강의’하는 게 아니라 ‘격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나라들에 미국의 가치를 강요하는 것은 위험하며, ‘역할 모델’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3일 “오바마가 카이로에서 무슬림 세계와의 ‘다리’를 놓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일 오바마는 중동 첫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다. 그는 압둘라 사우디 국왕에게 “(카이로 방문에 앞서) 이슬람이 발생한 중요한 이곳에 국왕에게 먼저 조언을 구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앞서 1일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특별한 관계”라면서도,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솔직해지는 것인데 서로 그렇지 못할 때가 있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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