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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오바마 화해 메시지에 이슬람권 ‘시큰둥’

등록 2009-06-04 01:20

아랍 언론들 “오바마 동맹자로 온것 아냐”
중동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카이로에서 이슬람권에 화해의 메시지를 띄울 예정이지만, 아랍 쪽은 환영 일색이 아니다.

첫 방문지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일간 <오카즈>는 3일 1면 머릿기사로 오바마의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중동 순방이 지구촌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알 리야드>는 사설에서 “이슬람 세계는 오바마가 동맹이나 지지자가 되려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지난 50년에 걸친 미국의 ‘마키아벨리적’ 정책에 의해 초래된 전쟁과 고통 뿐 아니라 지역의 민감성을 이해하는 ‘온건한 한 미국인’으로서 말하려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썼다. 이집트의 다른 관영 매체도 1면 사설에서 오바마에 “이스라엘에 편향되지 마라, 내정 문제에 간섭하지 마라, 민주주의를 내걸어 가르치려 들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집트의 다른 관영 신문인 <알 아흐람>도 “오바마 행정부에는 무슬림을 동반자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바마에게 민주화나 인권을 핑계로 내세워 이슬람권에 압력을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중동 방문에 때맞춰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오바마를 비난하는 육성 테이프가 공개됐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이날 공개한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오바마가 무슬림을 적대시한 그의 전임자(조지 부시 대통령)의 조처들을 따라하고 있다”며 “그는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자르다리의 군대에게 명령해, (파키스탄 북서변경주의) 스와트 계곡의 주민들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 수 없도록 막았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으로 거점만 옮겨 중동에서 계속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인 셈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총리인 모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악화하는 경제가 이슬람에서 (미국을 향한) 극단주의와 적의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연합뉴스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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