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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현지공장 소유한 한·일·독 시장 주도” 예상
제너럴모터스(지엠) 등 미국 자동차 3사(빅3)가 몰락하면, 미국에 현지 공장을 둔 한국과 일본, 독일 국적의 자동차 업체들이 ‘새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빅3 가운데 한 곳 이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외국’ 업체들이 현지 공장의 생산 규모를 늘려 자동차 수요를 메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른 시일 안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관련 업계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인 셈이다.
현재 자금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지엠이 사라지면, 미국 자동차 업계는 대변환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포드나 크라이슬러의 약세를 고려하면 일본계나 독일계, 한국계가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다. 지엠 등 미국 자동차 3사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 외국 업체들도 철강, 알루미늄, 플라스틱, 유리, 컴퓨터칩 등 미국 제조업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빅3의 몰락이 가져올 파장은 적지 않다. 미국 전체 고용의 약 2%에 이르는 자동차 업계의 막대한 고용 규모를 외국 업체들이 모두 소화할 것으로 장담하긴 힘들다.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미국 시장 ‘접수’가 시작된다고 해도, 부품 공급망을 재구성하기 위해 적어도 1년의 공백 기간이 불가피하다. 불황에 막 접어든 미국 자동차 시장의 회복에 적어도 3~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외국 업체들이 이를 견뎌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미국 자동차 회사가 사라지면 외국계 회사들이 현지 공장의 생산 규모를 늘려 고용 손실을 보전할 수 있겠지만, 과거보다 임금과 복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문화의 본고장인 미국이 자동차 관련 기술의 개발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업계 전반의 손실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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