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26일 미시시피대학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왼쪽)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는 사회자인 짐 레흐러.
옥스퍼드(미시시피주)/AP 연합
미 대선 첫 TV 토론
매케인 “불량국가와 무조건대화 말 안돼” 맹공
오바마, 부시-매케인 ‘외교·경제 책임론’으로 맞서 “전술과 전략에서 오바마의 승리였다.” 무산 위기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26일 미국 대선후보 첫 토론이 끝난 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바마는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것을 했고, 매케인은 그러지 못했다”며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이날 외교와 경제에 대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들은 두 후보가 ‘잔 주먹’만을 교환했을 뿐 판세를 뒤엎는 ‘결정타’는 없었다며 대체로 무승부로 평가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의 성적표가 좋았다. 표본이 약 500명뿐이라는 등 한계가 있긴 하지만, 토론 직후 실시된 <시엔엔>(CNN) 전화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토론을 잘했다는 응담이 51%로 매케인의 38%보다 앞섰다. <시비에스>(CBS) 온라인 조사에서도 오바마 승리 39%, 매케인 승리 24%, 무승부 37%로 조사됐다. 오바마는 매케인의 강점인 외교정책 토론에서 밀리지 않았고, 경제 문제 해결에 더 적합한 인물로 비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타임>은 두 후보의 토론 스타일과 공격, 방어를 분석한 뒤 ‘매케인이 핵심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고, 강점인 외교문제 식견이나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B- 점수를 매겼다. 반면, 오바마에 대해서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며 A-를 줬다. 매케인이 특정 현안에 대한 전술에 매달렸다면, 오바마는 ‘미국의 미래’와 같은 큰 그림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매케인은 오바마에게 “순진하고 경험이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공세적 태도로 나온 반면, 오바마는 실패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을 연결짓는 데 주력했다. 매케인은 “오바마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의 공격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하며, 자신의 경험을 과도하게 내세웠다. 반면, 오바마는 냉정하고 계산된 자세를 보이며, 최고사령관의 자질을 갖췄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했다. 기대됐던 후보간 맞장토론은 첫 토론인데다 사회자의 개입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은 애초 외교 분야에 대한 토론이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96분 토론 가운데 40분이 경제 문제에 집중됐다. 오바마는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했다”며 부시 대통령과 그에 동조한 매케인의 공동책임을 쟁점화했다. 반면, 매케인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상해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패키지 입법을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화살을 피했다. 경제 문제에서 오바마는 우세를 보였으나, 구제금융법안 합의를 이유로 대선 토론을 미루자며 오락가락했던 매케인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했다.
매케인은 오바마가 ‘이라크 증파’ 문제를 오판했다고 주장했으나, 오바마는 매케인이 이라크전 시작 때부터 판단 실수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가장 첨예한 대결은 이란 문제였다. 매케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자신이 “경험과 지식, 판단에서 우위에 있다”며 오바마가 순진하고 경험이 없는데다 위험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윽박질렀다. 오바마는 “매케인과 함께 부시 행정부가 미국의 자원을 이라크에 날려 보내면서, 오사마 빈 라덴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고 알카에다는 되살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엔엔> 여론조사 전문가인 앨런 실버레브는 “첫 토론은 무승부지만, 지난 몇주간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무승부는 오바마 쪽의 승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오바마, 부시-매케인 ‘외교·경제 책임론’으로 맞서 “전술과 전략에서 오바마의 승리였다.” 무산 위기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26일 미국 대선후보 첫 토론이 끝난 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바마는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것을 했고, 매케인은 그러지 못했다”며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이날 외교와 경제에 대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들은 두 후보가 ‘잔 주먹’만을 교환했을 뿐 판세를 뒤엎는 ‘결정타’는 없었다며 대체로 무승부로 평가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의 성적표가 좋았다. 표본이 약 500명뿐이라는 등 한계가 있긴 하지만, 토론 직후 실시된 <시엔엔>(CNN) 전화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토론을 잘했다는 응담이 51%로 매케인의 38%보다 앞섰다. <시비에스>(CBS) 온라인 조사에서도 오바마 승리 39%, 매케인 승리 24%, 무승부 37%로 조사됐다. 오바마는 매케인의 강점인 외교정책 토론에서 밀리지 않았고, 경제 문제 해결에 더 적합한 인물로 비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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