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대선 D-49
오바마 “매케인, 부시 규제완화 답습” 맹공
매케인 “펀더멘털 강해…월가 청소할 것”
“경제난 극복 대안 제시가 승리 관건” 분석 뉴욕 월가의 금융위기가 49일 앞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금융위기는 ‘페일린 효과’에 잊혀지던 경제가 이번 대선의 최고 이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특히 2001년 이래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15일 주식폭락 사태는 미국인들이 목매는 노후연금제도인 ‘401(k)’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 페일린 효과에 끌려다녔던 지난 2주간의 선거분위기를 일거에 뒤바꿀 폭발력을 보여줬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일린 효과가 끝나고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대한 논쟁으로 환원될 것”이라며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지도자가 누구이고 믿을 만한 계획을 보여주느냐가 최대 관심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나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모두 월가의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성명과 광고를 내보내며 경제에 올인하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은 이날 아침 “위기에 처한 미국경제를 매케인과 페일린이 바로잡을 것”이라는 ‘경제위기’란 제목이 광고를 내보냈다. 그는 플로리다 유세에서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월가를 청소하겠다”는 발언을 내놨다. 오바마는 아침 일찍부터 폴 볼커 전 연준의장, 로버트 루빈,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과 전화회의를 열어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콜로라도 유세에서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라며 “매케인은 부시 행정부 8년의 규제완화의 똑같은 철학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케인은 자신의 집이 있는 세도나와 권력의 복도(워싱턴)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서민의 어려움을 모르는 후보라고 비난했다. 두 후보 이날 모두 월가에 대한 규제 강화라는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매케인은 스스로 경제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면서 규제강화보다도 탈규제라는 공화당 주류의 입장을 따라왔다. 오바마도 경제에 대한 경험이 없긴 마찬가지이지만, 모기지 위기 과정에서 금융규제감독의 6가지 원칙을 발표하는 등 규제강화의 입장을 취해왔다. 최근 위기는 레이건-부시로 이어지는 공화당의 감세정책과 탈규제 정책의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화당 쪽인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앞으로 2기 행정부에서 3.3조달러의 감세를 주장하는 매케인의 정책에 대해 “돈 빌리는 감세는 안된다”며 미국경제의 수용범위를 넘어선다고 비판할 정도이다.
이런 점에서 아무래도 여당 후보인 매케인에 타격이 예상된다. 경제 운용의 통상적인 성적이 민주당이 나았다는 점에서도 오바마에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최근 경제문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에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매케인은 부시 행정부와 차별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이고, 오바마로선 신뢰감가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노동자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조지타운대학의 스티븐 웨인 교수는 “이번에 오바마가 배트를 휘두를 차례이고 헛스윙을 하더라도, 경제적 불만이 분출하는 변화요구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린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구호를 ‘우린 해야 한다’(Yes, we must)란 구호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매케인 “펀더멘털 강해…월가 청소할 것”
“경제난 극복 대안 제시가 승리 관건” 분석 뉴욕 월가의 금융위기가 49일 앞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금융위기는 ‘페일린 효과’에 잊혀지던 경제가 이번 대선의 최고 이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특히 2001년 이래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한 15일 주식폭락 사태는 미국인들이 목매는 노후연금제도인 ‘401(k)’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 페일린 효과에 끌려다녔던 지난 2주간의 선거분위기를 일거에 뒤바꿀 폭발력을 보여줬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일린 효과가 끝나고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대한 논쟁으로 환원될 것”이라며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지도자가 누구이고 믿을 만한 계획을 보여주느냐가 최대 관심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나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모두 월가의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성명과 광고를 내보내며 경제에 올인하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은 이날 아침 “위기에 처한 미국경제를 매케인과 페일린이 바로잡을 것”이라는 ‘경제위기’란 제목이 광고를 내보냈다. 그는 플로리다 유세에서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월가를 청소하겠다”는 발언을 내놨다. 오바마는 아침 일찍부터 폴 볼커 전 연준의장, 로버트 루빈,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과 전화회의를 열어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콜로라도 유세에서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라며 “매케인은 부시 행정부 8년의 규제완화의 똑같은 철학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케인은 자신의 집이 있는 세도나와 권력의 복도(워싱턴)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서민의 어려움을 모르는 후보라고 비난했다. 두 후보 이날 모두 월가에 대한 규제 강화라는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매케인은 스스로 경제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면서 규제강화보다도 탈규제라는 공화당 주류의 입장을 따라왔다. 오바마도 경제에 대한 경험이 없긴 마찬가지이지만, 모기지 위기 과정에서 금융규제감독의 6가지 원칙을 발표하는 등 규제강화의 입장을 취해왔다. 최근 위기는 레이건-부시로 이어지는 공화당의 감세정책과 탈규제 정책의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화당 쪽인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앞으로 2기 행정부에서 3.3조달러의 감세를 주장하는 매케인의 정책에 대해 “돈 빌리는 감세는 안된다”며 미국경제의 수용범위를 넘어선다고 비판할 정도이다.
이런 점에서 아무래도 여당 후보인 매케인에 타격이 예상된다. 경제 운용의 통상적인 성적이 민주당이 나았다는 점에서도 오바마에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최근 경제문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에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매케인은 부시 행정부와 차별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이고, 오바마로선 신뢰감가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노동자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조지타운대학의 스티븐 웨인 교수는 “이번에 오바마가 배트를 휘두를 차례이고 헛스윙을 하더라도, 경제적 불만이 분출하는 변화요구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린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구호를 ‘우린 해야 한다’(Yes, we must)란 구호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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