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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차베스 배네수엘라 대통령의 ‘3선 성공배경’

등록 2006-12-04 19:09수정 2006-12-04 19:19

3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투표 뒤 잉크가 뭏은 자신의 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
3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투표 뒤 잉크가 뭏은 자신의 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
석유산업 국유화로 빈곤층 지지
소수에 수입 집중땐 ‘부담’될듯
석유는 차베스의 힘!

중남미 좌파의 대표주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60%대의 높은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차베스는 이번 승리로 그간 8년 집권에다 차기 임기 6년을 더함으로써, 합법적으로 14년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중남미 사상 최장기 민선 대통령의 길이 열린 셈이다.

차베스의 ‘롱런’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석유산업을 국유화해 국부를 빈곤층에 분배하는 이른바 ‘21세기형 사회주의’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석유는 차베스의 힘=차베스가 처음 대권을 잡은 1998년 베네수엘라는 외채가 국내총생산(GDP)의 60%, 인플레이션이 연 50%, 빈곤층이 84%를 넘는 등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었다.

차베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영토, 국제 등 다섯 분야에 49개 개혁법안을 마련했다. 이런 개혁 정책의 원동력은 석유였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은 국가 재정수입의 50%, 총 수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2002년 국영석유회사인 페데베사(PDVSA)의 기득권을 쥐고 있던 경영진들과 관리들은 총파업을 일으키며 차베스의 개혁에 반발했지만, 이듬해 차베스는 페데베사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이 증대하자, 차베스는 유휴토지나 소유자를 가릴 수 없는 토지를 유상몰수해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토지개혁을 단행했다. 무상교육의 확대, 의료시설 확충 등 빈곤층 지원책도 시행했다.


2003~2005년 동안 차베스 정부는 모두 200억달러를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투입했다고 <포린폴리시> 5월호가 보도했다. 국제연합(UN) 산하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경제위원회(ECLAC)가 2005년 내놓은 자료를 보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2004년 18%, 2005년 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빈곤율도 감소하고 있다.

석유가 되레 부담?=풍부한 석유수입을 토대로 차베스가 빈곤층의 지지를 끌어냈지만, 석유가 자칫 차베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가에 따라 재정수입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로 인한 수입을 투자보다 공공지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경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베네수엘라는 비옥한 토지를 갖고 있음에도 식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과 콜롬비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1998년 1만7000여개였던 베네수엘라의 제조회사는 현재 8000여개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석유로 인한 수입과 지출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부가 소수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차베스 정부가 들어선 뒤 혜택을 본 신흥 부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지난 29일 보도했다.

1일 미국 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모든 빈곤층들이 차베스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카라카스 인근 빈곤지역의 한 여성은 “차베스의 정책은 표를 사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여성은 정부가 제공하는 직업을 얻지 못했다.

입법부, 사법부를 모두 장악한 차베스의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차베스-반차베스 세력의 극심한 분열도 차베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이 두 세력은 전혀 대화를 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정국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비비시>는 지적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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