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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모든 권력 민주쪽 ’기우뚱’…차기대선 의제선점 발판

등록 2006-11-09 19:20

[미국의 선택] (중) 국내정치 판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는 워싱턴 권력구도에도 많은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조지 부시 대통령의 ‘표변’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과감하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해도 임기를 같이 하겠다며 감싸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민주당 지도부에겐 화해와 협력을 구했다. 민주당 의회에 맞서 레임덕을 자초하기보다는 민주당과 타협하면서 정국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부시 화해·협력으로 급변…타협 통한 정국운영 의지

부시 대통령의 변신은 불가피한 선택인지 모른다. 지난해 사회보장제 개선을 위한 입법 시도가 공화당 일부 의원들과 민주당의 반대로 좌절된 뒤, 백악관의 입법 추진력은 사실상 와해돼 있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의 일부 유력인사들은 중간선거 이전부터 백악관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마당에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다.


민주당의 상원 탈환은 부시 대통령의 연방고위직 임명에도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법관 임명 동의권은 물론 낙태, 줄기세포 연구 등 장기적인 ‘문화전쟁’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부시 대통령에겐 또 다른 위협이다.

12년간 힘 없는 소수정당으로 비판만 해오던 민주당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 내정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은 8일 기자회견에서 “파당적 의회 운영이 아닌 공화당과 대통령과의 동반자 관계”를 다짐했다. 차기 상원의장이 유력한 해리 리드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에게 의회지도자들과 이라크전 관련 지도자회담을 제안했다. 9일 부시 대통령과 펠로시 의원 등 민주당 하원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은 백악관과 의회간 새로운 관계 설정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양쪽간 불신의 골이 깊어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쉽게 타협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앞으로 수개월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대선 판도와 관련해선 민주당이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우선 ‘우향우’가 계속됐던 미국 정치판의 흐름을 적어도 중도 쪽으로 돌려놨다. 주지사 선거에서 28곳을 장악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으로서 상·하원에서 상임위원장과 관련 소위 위원장을 독식하며 각종 청문회의 의제와 형태를 정하고, 출석할 증인을 지정할 수 있게 됐다. 각종 청문회를 통해 차기 대선의 의제를 선점하고, 지지 기반을 더욱 확대해 갈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된 셈이다.

힐러리 대선주자 입지 굽혀…군사위 청문회 전초전 될듯

이라크전, 9·11테러 사전정보, 이라크 재건사업 특혜분양 등 예상되는 각종 청문회는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사설을 통해 공화당에 부정적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를 거둔 민주당이 전술적 야당에서 그림자 정부로 역할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유력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과 같은 경우 이라크전 관련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보다 강력한 전국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청문회에서 예상되는 힐러리와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의 대결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격 대선 구도는 공식 출마선언이 줄을 잇게 될 내년 봄부터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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