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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젤렌스키 만난 바이든 “우크라 안 버려”…공화당에 예산협조 촉구

등록 2023-12-13 12:58수정 2023-12-13 19:32

미 바이든-우크라 젤렌스키, 워싱턴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장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장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의 지원 예산이 연말이면 바닥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원 의지를 확인하고 의회의 협조를 요구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내년 계획을 비롯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언제까지나 우크라이나에 중요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맞아 2억달러(약 263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 추가 제공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난 우크라이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국경 통제 정책에 동의해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켜주겠다는 공화당에 대해서는 “공화당이 지난주에 우크라이나 원조를 차단했을 때 모스크바의 러시아 충성파들은 이를 축하했다”며 비판을 가했다. 또 “크렘린이 호스트를 맡은 쇼는 ‘잘했어, 공화당, 그게 우리한테 좋아’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10억달러를 비롯해 1110억달러 규모의 ‘긴급 안보 예산’ 승인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공화당은 멕시코 국경 통제와 이를 연계시키는 한편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협조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침략자들에게 우리의 매우 강력한 단결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미국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지속적 지원을 호소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지속적 지원에 대한) 신호를 받았다. 의원들은 긍정적인 것 이상의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둘러싼 교착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의회는 15일에 올해 회기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법률안이 연내에 의회를 통과할 수는 없어 보인다. 내년 1월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승인에 조건을 붙이는 공화당과 백악관·민주당의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예산안 통과를 재차 촉구하며 “의회의 교착 상태에 가장 기뻐할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슨 하원의장은 “적절한 감독이나, 승리에 대한 분명한 전략이 없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의 안보가 우선”이라며 획기적인 멕시코 국경 통제 강화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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