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각) 남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에서 작전을 펴기 위해 보트에 오르고 있다. 헤르손/AP 연합뉴스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러시아에 대한 반격 작전에서 결과를 낼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군에 신속한 작전을 독려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격 작전이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과 함께 러시아의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줄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공개된 동영상 연설에서 “오늘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과 회의를 해 우선 순위를 정했다”며 “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탸나 오스타셴코 군 의무사령부 사령관을 경질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누누이 강조했듯이 전장에 있는 의무병들의 임무는 분명하다. 군인들에 대한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의 의무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무 지원 개선과 관련해 “더 나은 지혈대, (지원의) 디지털화, 더 나은 통신”을 거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지털화와 ‘전술적 의료’, 의무병들의 순환 배치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신속한 작전과 의무사령부의 지원 강화를 거론한 것은 2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과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무성한 가운데 나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서방에서는 전쟁이 정체 국면에 들어갔으며 올 겨울에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더라도 병력 부족 때문에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시사 주간 타임은 지난달 말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공격 강화를 지시했으나 현장에서는 “병력도, 무기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남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도하 작전을 단행한 우크라이나군은 이날로 5일째 러시아군 점령지 내에서 진지 사수 작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는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 공세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군을 (드니프로강변의) 전선에서 최대한 밀어내기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드론 등 ‘전술적 항공술’을 동원한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드니프로강 도하 작전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북서부 지역을 수복한 이후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군과 1년째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시도다. 이 작전이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주 남부 지역 수복과 크림반도 공격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남부 전선의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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