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라우아 강에서 죽은 채 발견된 100 여마리의 멸종 위기 강돌고래 중 한 마리.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 보호구역인 아마존의 현재 가뭄으로 인해 강 수위가 최소 수준으로 떨어지고, 항해가 어려워져 광범위한 지역이 고립되었다. 수십 개의 지방 자치 단체가 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브라질 정부 소식통은 내년 초까지 지속될 수 있는 역사적인 가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최근 100마리 이상의 강돌고래가 죽었으며, 강물이 급속히 마르면서 수로가 끊어져 지역민들에게 전달할 필수보급품의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공상과학 영화급 기후변화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4일(현지시각) 브라질 제랄두 알크민 부통령은 헬리콥터를 타고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대도시 지역의 네그로강 상공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이 지역의 극심한 가뭄 상황을 확인하고 대책 수립을 수립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가뭄은 강변 주민과 강에 사는 물고기, 돌고래 등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과 주기적인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2주간 하루 30cm씩 아마존강의 수심이 얕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과학기술혁신부의 연구그룹인 마미라우아 연구소의 연구원 미리암 마르몽텔은 “지난 열흘 사이에 이미 120마리의 분홍 강돌고래가 폐사했으며 전체 약 1400마리로 추정되는 테페 호수 강돌고래 개체 수의 5~10%에 해당한다” 고 말했다. 지난주 테페 호수 지역의 기온은 섭씨 39도까지 올라갔다.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영국인 연구자인 다니엘 트레지드고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간 테페 호수 지역은 공상과학 영화급의 기후변화가 닥쳤다. 분홍 강돌고래를 보는 것은 아마존에 사는 특권 중의 하나였는데 아침식사를 위해 시장에 갈 때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돌고래를 보며 내가 왜 이곳에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곤 했다. 한 마리가 죽었다면 슬프지만 이번 가뭄으로 100마리 이상의 사체를 보는 것은 비극이다”라고 전했다.
3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강 건너편 이란두바시 아마존 유역의 강의 모래톱에 연료, 휘발유, 음료수, 차량을 실은 예인선과 페리가 좌초되어 있다. 이 모래톱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다. 국영 경보 및 자연재해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아마존의 현재 가뭄은 2024년 1월까지 지속될 수 있는 역사적인 가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EPA 연합뉴스
물고기와 돌고래의 폐사 이외에도 낮은 수위로 인해 지역 사회가 보급품을 받고, 이동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 마리나 실바 환경부 장관은 정부가 가뭄으로 50만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지역에 긴급 구호물자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수로를 복구하기 위해 강을 준설할 자금을 방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크민 부통령은 수로의 완성에 최대 45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주지사는 “이 지역에는 11월에나 장마가 시작될 것이고 강들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4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알바라에스 상공에서 바라본 솔리모스 강. 로이터 연합뉴스
테페호수 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돌고래. EPA 연합뉴스
4일 가뭄의 영향으로 물이 완전히 말라버린 테페 호수에서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 하늘에서 바라본 우아리니 강 지역에 하우스보트 한 척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미라우아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연구원들이 1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테페에서 고온과 가뭄의 영향을 받아 죽은 돌고래 사체를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랄두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이 4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대도시 지역의 네그로 강 상공을 헬리콥터로 비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