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는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기로 하자 미국이 “단호히 반대한다”며 동맹들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런 조처는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준다”고 대변인 명의로 밝혔다고 5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허가를 받아야 갈륨·게르마늄을 수출할 수 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통제하고 나선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우리는 이 문제를 다루고 핵심 공급망의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제재했을 때도 동맹국들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중국의 반격까지 겹치면서, 6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어떻게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옐런 장관은 베이징에서 경제를 담당하는 허리펑 부총리와 류쿤 재정부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주 <엠에스엔비시>(MSNBC) 인터뷰에서 “나의 중국 방문이 소통을 복원하기를 바란다”며 “미-중은 의견 차이에 대해 논의해 오해를 방지하고 서로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이 전략적 경쟁의 수단으로 써온 △중국 상품 고율 관세 유지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을 배제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추진 등에 대한 중국 쪽의 항의를 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도 마이크론 제재와 광물 수출 통제에 대한 불만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강조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가시적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미국외교협회 연설에서 “중국이 우리를 겨누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게 어떻게 우리 이익에 부합하겠냐”며 대중 수출 통제를 지속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도 그런 입장이라면 정확히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상무부가 중국에 대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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