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블링컨 장관이 지난 2월 방문 취소 뒤 재추진해온 중국 방문길에 나선다고 미국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위급 소통 재개 합의에 따라 2월에 방중하려고 했으나 중국발 정찰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사건으로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장관의 방문 이후 처음이다. 미-중은 지난달 10~11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동하고,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난달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고위급 소통 재개를 준비해왔다. 이달 4일에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방중해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준비했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 경색된 양국 관계를 어느 정도나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전자 정보를 가로채는 감청 시설을 설치했다는 보도가 나와, 미-중 관계에 새로운 악재가 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중국이 2019년 무렵부터 쿠바의 여러 곳에서 전자 신호를 감청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2021년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로터 중국의 아시아·중남미·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 지역 군사 활동 강화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을 때 쿠바의 ‘정보 수집 시설’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쿠바에서 정보 활동을 강화하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방해할 것”이라며 “중국의 뜻대로 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감청 시설을 운영하지만 미국의 대처로 별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백악관 쪽 설명은 이 신문이 지난 8일 중국과 쿠바가 감청 시설 설치에 합의했다고 보도했을 때와 좀 다르다. 그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의 마크 워너 위원장과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공동성명을 내어 “중국과 쿠바가 미국과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공조한다는 보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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