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16호가 30일 우주정거장 ‘톈궁’과 도킹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30일 우주 분야에서도 동맹국들과 공조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을 담은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국무부는 우주 분야에 대한 외교적 협력 방향을 담은 첫 문서인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 프레임워크’에서 “우주에서 규범에 근거한 국제 질서를 촉진하고, 우주와 관련된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외국 정부 최고위급들과 우주 관련 이슈와 행동, 프로그램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우주 분야를 놓고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동참과 협조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위성 기술은 기후변화와 불법 어로 대응, 인터넷 서비스 확대 등 민수용뿐 아니라 군사 활동 감시 등 안보에 관해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동맹국들과의 공조가 중요해졌고, 외교력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경쟁국들은 우주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약화시키려고 군사력을 조직하고,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게 하고 있다”며, 우주 공간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을 언급했다. 미국은 우주 공간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고 2019년에 우주군을 창설했다.
국무부는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16호가 우주인 3명을 우주정거장 ‘톈궁’으로 실어나른 날 ‘우주 외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날 중국 유인우주국은 2030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계획도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동안 항공우주국(NASA)이나 국방부가 맡아온 영역에서 국무부가 소매를 걷어붙인 것은 중국의 ‘우주 굴기’에 대응하는 것으로, 소련이 1957년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미국이 우주 개발을 본격화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호제이 퍼낸데즈 국무부 차관은 “중국은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중요한 우주 개발 능력을 보여줬다”며 “중국이나 다른 행위자들은 (우주 분야에서) 필요한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빌 넬슨 항공우주국 국장은 지난 1월 중국이 먼저 달에 우주기지를 설치한다면 “우리가 여기에 있다. 우리 영역이다. 너희는 들어오지 마라”고 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표현한 바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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