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언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집사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상대로 12일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5억달러(6559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코언이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책과 언론에서 한 발언 등으로 계약상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에게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달 30일 성관계 입막음과 관련해 회사 장부 조작 등 34개 혐의가 적용돼 기소된 것에 대한 대응이자 보복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코언이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대배심 증언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얻은 정보를 언론에 밝힌 것도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코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비밀을 유지하기로 한 내용을 2권의 책으로 내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코언은 2006~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일하며 그의 해결사로 불렸다. 그는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하고 나중에 변제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한 적 있는 <플레이 보이> 모델 출신에게도 잡지사가 15만달러를 줘 입막음을 시키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언이 이런 돈 지급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사 관련 범죄로 수사를 받고 2018년 징역 3년을 선고받는 과정에서 둘 사이가 틀어졌다. 코언은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적극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번 거액 소송은 코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언의 변호인인 래니 데이비스는 “트럼프는 사법 시스템을 코언에 대한 괴롭힘과 협박의 방식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 성명을 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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