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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SVB 은행 파산 전, 경영진 주식 팔아 거액 챙겨…미 당국 조사

등록 2023-03-15 13:35수정 2023-03-16 02:34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 점포 입구.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 점포 입구.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을 긴장시킨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이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했는지, 파산 전 이들의 주식 매각에 문제는 없는지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 법무부가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 검찰을 통해 이 은행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증권거래위원회도 그동안 발생한 상황과 경영진의 불법 행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실리콘밸리은행의 점포가 여럿 진출해 있는 매사추세츠주 금융 당국도 조사에 들어갔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실리콘밸리은행이 무너진 지 이틀 만에 폐쇄된 시그니처은행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선 은행이 붕괴되는 과정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조사의 초점들 중 하나는 파산 직전의 경영진이 주식을 판 것에 불법성은 없는지다. 그레그 베커 실리콘밸리은행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7일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1만2451주를 당일에 팔에 230만달러(약 3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보유한 회사 주식의 3분의 1가량인 57만5천달러어치를 팔았다.

이들의 주식 매각은 형식상 30일 전에 계획을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은 지켰다. 이 규정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를 막기 위한 것이다. 두 사람이 주식을 판 날은 이 규정이 30일 전 신고에서 90일 전 신고로 강화된 날이다. 당국은 두 사람이 회사 경영 사정에 대해 어떻게 이해했는지, 이에 관해 무슨 발언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베커 최고경영자는 무려 420억달러(약 54조5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예금 인출(뱅크런)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기업을 창업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며, 기술 기업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은행의 미래도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은행은 바로 이튿날 재무 구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채권을 손실을 감수하고 팔겠다고 발표해 결국 큰 혼란으로 이어졌다.

한편 세 번째로 파산 행렬에 설 수 있다는 전망에 전날 62%나 폭락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가 14일 27% 급등하는 등 미국 은행들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다. 금융 당국이 두 파산 은행에 대해 예금 전액 보장 조처를 내놓고 일부 은행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며 불안 심리를 다소 진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급속한 상황 악화”를 이유로 미국 은행권 전반의 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이들은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이 초저금리 때 매입한 채권 가치가 떨어져 미실현 손실이 크고, 민감해진 예금주들이 다시 뱅크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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