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에 있는 화웨이의 5G 데이터 서버 센터 입구. 광저우/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대형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중싱(ZTE)의 신규 제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25일 국가 안보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이유로 화웨이 등의 신제품 수입과 판매 허가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연방통신위 위원 5명은 만장일치로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기존 허가 품목들에 대한 판매 금지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연방통신위는 영상 감시 장비 등을 만드는 중국 다후아기술, 하이크비전, 하이테라통신의 신제품 수입과 판매도 함께 금지한다고 밝혔다.
제시카 로즌워슬 연방통신위 위원장은 “연방통신위는 우리 국경 안에서 신뢰할 수 없는 통신장비 사용이 허가받지 못하도록 해 국가 안전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 위원은 “사상 처음으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새 장비 사용 허가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연방통신위는 중국산 통신 장비와 영상 감시 장비를 통해 사용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민감한 정보가 중국 쪽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와 사용 금지를 추진해왔다. 그동안은 연방정부 보조금을 화웨이와 중싱 장비 구매에 쓰는 것만 금지해왔다. 연방통신위는 지난해 3월에는 화웨이와 중싱 등 5개 중국 기업을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업체로 지정했다.
미국 내 신제품 판매가 금지된 중국 하이크비전은 자사 제품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며, 연방통신위의 조처는 “미국 소기업, 지방 당국, 학교, 소비자들이 자신들과 집, 사업체, 재산을 지키는 것을 더욱 비싸게 만들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한편 영국 정부도 24일 하이크비전 등 중국 업체들이 만든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정부 부처들이 설치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영국에서는 정부기관들이 중국산 폐회로텔레비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제기돼왔다. 또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감시에 이용되는 장비를 사는 것은 인권침해에 눈감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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