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대규모 감원을 준비하고 스스로 가짜 뉴스를 전파하는 글을 올리는 등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위터가 머스크의 지시로 대규모 감원 계획을 마련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지난 27일 440억달러(약 62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머스크는 곧장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핵심 임원 4명을 해고한 데 이어 전사적으로 인원을 대폭 정리하려고 나선 것이다.
트위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직원 7500여명 중 기술직을 중심으로 여러 부문에서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상장 폐지하고 개인 소유 회사로 만드는 식의 인수를 추진할 때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나서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는 지난 6월 트위터 직원들과의 영상 회의에서 회사에 공헌도가 높은 이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머스크는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했지만, 차입으로 마련한 거액을 인수에 투입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우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트위터는 지난 10년 중 8년 동안 손실을 기록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파장은 콘텐츠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머스크의 인수 직후 트위터에 반유대주의 등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가 극우적 표현 옹호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머스크 자신도 트위터를 인수한 지 사흘 뒤인 30일, 극우 성향 40대 남성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집에 침입해 펠로시 의장의 남편에게 둔기로 중상을 입힌 사건을 놓고 음모론을 전파했다. 그는 이날 아침 공화당 쪽의 혐오와 음모론 전파를 비난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트위터 글에 “이 사건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이 조금 있다”며 극우 음모론 사이트 링크를 올려놨다. 이 사이트 글은 펠로시 의장 남편이 술에 취한 채 성을 파는 남성과 다투다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머스크는 논란이 커지자 글을 삭제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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