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집 밖에 경찰들이 서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극우 세력이 자택을 습격해 남편이 중상을 당한 문제와 관련해 슬픔과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각) 펠로시 의장은 성명을 통해 “어제 아침 폭력적인 남자가 우리 집에 침입해 나와 대면할 것을 요구하고 남편 폴을 잔인하게 공격했다. 아이들, 손주들과 나는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에 슬픔과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법 집행과 응급 서비스, 남편이 받는 의료에 감사하다”면서 “의회의 기도와 소망이 나와 가족에게 위로가 되고 남편의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28일 펠로시 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42살 남성 데이비드 데파페가 침입했다. 그는 침입해 “낸시 어딨어”를 외치며 펠로시 의장을 찾아다니다가 남편 폴을 공격했다. 이 사실을 전하는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백신, 2020년 대선, 지난해 1월6일 의사당 난입과 관련된 음모론을 주장하는 글을 올린 적 있는 극우적 사고에 경도된 인물로 파악됐다.
<시엔엔>(CNN)은 펠로시 의장 집에 난입한 남성이 지난해 1월6일 의사당 난입 사건 때처럼 ‘케이블 타이’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남성이 케이블 타이가 여러 개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인준을 막기 위해 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는데, 이 당시 침입자들 가운데서는 케이블 타이나 플라스틱 수갑 등을 소지한 이들도 있었다. <에이피>(AP) 통신은 “1월6일 폭동의 음습한 메아리가 펠로시 집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도 명백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에서도 괴한의 습격을 규탄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최근 24시간 동안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자주 포스팅했지만 펠로시 의장 공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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