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폭락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자 뉴욕 증시의 에스앤피(S&P)500지수가 4% 넘게 떨어지는 등 폭락 장세가 펼쳐졌다.
에스앤피500지수는 13일 미국 노동부가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3% 뛰었다고 발표하자 4.32%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94%, 나스닥지수는 5.16% 하락했다. 이런 하락폭은 코로나19 사태가 기세를 올리던 2020년 6월11일 이래 가장 큰 것이다.
뉴욕 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8.1%)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떨어졌다. 7월(8.5%)보다는 상승률이 무뎌졌지만 인플레이션의 위력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고, 따라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 조정 폭을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을 볼 때 연준이 6월과 7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며 ‘자이언트 스텝’을 다시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굳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6일 잭슨홀미팅 연설에서 “가격 안정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며, 우리의 강력한 수단을 요구할 것”이라며 강력한 통화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런 통화정책이 “가계와 기업에 어느 정도 고통을 안길 것”이지만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단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노무라증권은 “갈수록 고착화하는 인플레이션에 맞서려면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지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며칠간 주요국 통화들에 견줘 가치가 하락했던 달러는 금융시장에 불안이 확산하면서 이날 1.4% 상승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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