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책 협의 대표단’을 이끄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한-미 정책 협의 대표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파견한 ‘한-미 정책 협의 대표단’이 5일(현지시각) 백악관을 방문해 윤 당선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
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친서를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굳은 의지와 비전을 반영한 친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친서에 북핵과 경제 안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 시기와 장소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설리번 보좌관과 북핵과 한-미 연합 방위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략자산 배치에 관한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전략자산 전개는 확장 억제 강화의 중요한 요소이고, 그런 차원에서 협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린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심각한 행위에 또다시 나선다면, 미국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등 전략 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을 한반도에 배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북-미 관계는 상대를 향해 ‘핵 단추’ 운운하며 극단적인 핵 대립을 이어갔던, 지난 2017년 상황으로 후퇴하게 된다.
대표단은 이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만났다. 대표단은 오스틴 장관은 이날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연합 방위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중국의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이 자라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양쪽은 “공동의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기회와 북한을 어떻게 의미 있는 대화로 이끌 수 있는지 논의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역시 하원 군사위원회에 낸 서면 답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발전은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 대한 실제적 위험”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같은 위원회에 낸 서면 답변에서 “우리는 핵무기로 무장하고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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