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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워드 “슈퍼볼 우승은 엄마와 함께 이룬 것”

등록 2006-02-11 13:03수정 2006-02-11 16:15

하인스 워드 한글 문신 하인스 워드가 10일 애틀랜타의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 도중 오른쪽 팔뚝의 ‘하인스 워드‘라는 한글 문신을 보여주고 있다.(애틀랜타=연합뉴스)
하인스 워드 한글 문신 하인스 워드가 10일 애틀랜타의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 도중 오른쪽 팔뚝의 ‘하인스 워드‘라는 한글 문신을 보여주고 있다.(애틀랜타=연합뉴스)
"다른 한국계 선수들에게도 관심 쏟아달라"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10일 소속팀을 슈퍼볼 우승으로 이끈 그간의 피로감 때문인지 다소 지친 표정이었지만 특유의 미소를 잊지 않았다.

워드는 이날 오전 미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서머나에 있는 자택에서 연합뉴스 등 일부 특파원들과 만나 1시간 가까이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애정, 한국인에 대한 생각, 그간의 성장 배경과 현 심정을 소상하게 피력했다.

그는 먼저 한국 말로 "안녕하세요. 하인스 워드입니다"라고 반갑게 인사했고, 시종 자신감있는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기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준 어머니에 대한 '진한' 애정과 존경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이번 슈퍼볼 승리는 나와 어머니가 함께 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이며, 나한테 어머니는 영감(inspiration) 그 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표시했다.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말에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선수들을 잘 아느냐"는 말에는 "야구선수 박찬호와 서재응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멋쩍을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나 말고도 NFL에서 활동중인 한국계 선수가 있다"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쏟아 달라"고 주문했다.

장익상 조복래 특파원 (애틀란타=연합뉴스)

다음은 워드와의 일문일답 요지.

--우승한 소감은.

▲MVP로 선정돼 정말 기쁘다. 단체나 가족, 한인단체를 대변할 수 있게 돼 좋았고 한인사회가 내가 하는 일에 큰 관심과 신뢰를 보여줘 영광이다.

--한국말을 많이 아는가. 아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칠 용의는.

▲집에 한국 책이 몇 권 있다. 한국 가수가 부른 CD도 몇 장 있다. 자주 듣는 편이다. 그러나 그 가수 이름은 모른다.

--한국계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는데, 보답할 생각은 있는가.

▲당연하다. 어머니 명의로 된 장학재단을 설립해 한국계 학생들을 도울 생각이다.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어머니는 당신에게 과연 어떤 존재인가.

▲엄마는 나의 모든 것이다. 나는 엄마가 나에게 해준 은혜에 도저히 보답할 수 없다. 내가 풋볼을 열심히 한 것은 어머니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누구도 나에게 기대를 걸지 않았다. 어머니가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어머니는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았다. 이번 슈퍼볼 우승은 나와 어머니가 함께 승리한 것이다.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을 그만두고 싶었을 때나 무엇을 하고 싶었을 때 어머니로부터 모티베이션(동기)을 부여받았다. 어머니는 '포기'라는 단어를 몰랐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고생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가.

▲어머니는 미국에 입국한 뒤 하루에 무려 3가지 다른 일을 할 정도로 억척스럽게 사셨다. 정말 열심히 일하셨다. 엄마와 나는 정말 어려운 일들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 갑자기 어머니가 만들어준 갈비와 김치 생각이 난다. 내일 어머니를 만날 생각이다.

--어머니는 평소에 당신을 어떻게 가르쳤나.

▲먼저 나에게 겸손하라고 가르쳤다. 네가 대접받기를 원하는 만큼 남에게 그만큼 대하라고 했다. 엄마는 좋지않은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그것이 어머니의 스피리트(의지)를 꺾진 못했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결코 의지하지 않았다. 무엇을 얻고 싶으면 남에게 부탁하지 말고 네가 스스로 얻어라고 가르쳤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할말이 있다면.

▲남들이 '너는 슈퍼 스타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깡그리 무시해라고 당부하고 싶다. 너의 꿈을 믿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나의 꿈대로 살아가고 있다.

--혼혈아로서 겪은 어려움이 컸을 것 같은데

▲나는 반흑인, 반한국인이다. 나는 이 두가지 모두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물론 어렸을 때는 내가 반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싫었다. 주변으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반흑인, 반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어머니는 바로 나다.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2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종에 대해 부끄러워 말라는 사실이다. 반은 미국인, 반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나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면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 창피해서 알기를 게을리 했던 부분이다.

--4월에 한국을 방문할 생각인가.

▲엄마와 함께 방문하려 한다. 우리 엄마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자랐는지 알고 싶다.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싶다.

--한국을 정말 방문하고 싶은가.

▲그렇다. 엄마와 함께 한국을 가는게 아주 기대된다.

--엄마와 만나 슈퍼볼 우승의 기쁨을 나누었는가.

▲아직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 우승 이후 기자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보고 싶다.

--조만간 하와이로 가서 슈퍼볼 게임을 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깨를 다쳐 게임에 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당분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게 될 것 같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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