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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브렉시트 학습 효과·통합 메시지에 투자심리 회복”

등록 2016-11-10 22:04수정 2016-11-10 22:04

위험 인물→고금리 선호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인식 바뀌어

대부분 12월 미 금리인상 전망
일부는 내년으로 연기 예상도

달러 향방 놓곤 의견 엇갈려
공약대로라면 횡보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에 세계금융시장은 의외로 빨리 적응했다. <한겨레>는 10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세계금융시장이 빠른 안정을 찾은 이유와 불확실성에 휩싸인 미국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달러의 향방에 대해 질문했다. 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엔에이치(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현대증권·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도움을 받았다.

■ 세계시장 빠른 안정 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10일 아시아 증시가 반등하고 전날 선진국 증시가 상승한 이유로 “브렉시트 때의 학습효과”를 꼽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 때 하루 이틀 하락 뒤 반등했던 경험 때문에 정치적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본 것”이라며 “트럼프가 당선 이후 ‘통합’을 메시지로 던져 시장에 안도감을 가져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저금리가 자산가격을 상승시키는 데 부정적 입장이고 금리가 어느 정도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시장이 트럼프를 ‘거친 표현을 쓰는 위험한 대통령’에서 ‘금리가 높은 것을 선호하는 공화당 대통령’으로 생각을 바꾼 것”이라고 풀이했다.

■ 미국 금리인상 향방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에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기대는 이전보다 약화했다. 하지만 설문에 응한 리서치센터장 대부분은 12월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각종 지표상 금리인상에 문제가 없고 트럼프의 금리인상 억제 의지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독립적 의사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후 연 1~2차례 완만한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리라는 예상도 있었다. 김일구 센터장은 “공화당은 저금리에 부정적인 만큼 금리인상 전망을 내년 2회에서 3회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 달러가치 방향은? 아직은 달러의 방향성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는 중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향후 달러는 약세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집권 이후 보호무역주의, 주요국 환율 절하 압박 등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달러 약세가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반면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트럼프에게 경제조언을 하는 이들 중 매파적인 이들이 많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부터는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달러 강세 요인이다”라고 분석했다.

달러가치 횡보를 예상한 경우도 있었다. 김재중 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공개된 경제정책이 달러 강세요인(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과 약세요인(저금리, 수출드라이브)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공약대로 경제정책이 시행된다면 달러가치는 횡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 조언 주식시장이 빠르게 안정됐지만 ‘트럼프 리스크’가 끝난 것은 아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향후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약이 구체화할 때까진 “현금 비중을 높이고 적극적 투자는 자제하라”는 조언(대신증권·아이비케이투자증권)과 함께 브렉시트 때처럼 “2차 충격에 유의하라”(하나금융투자)는 조언이 나온다.

수출을 중시하는 신흥국 입장에서 가장 주시해야 할 정책은 보호무역 기조이지만, 한국에 재정부담을 초래할 방위금 분담, 미국 경제 회복에 주요 변수가 될 인프라 투자 등의 공약도 주시 대상이다.

이밖에 단기적으로 “코스피 1900 미만에서의 저가 매수”(미래에셋대우), 감세 등으로 미국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미국 주식 비중 확대”(삼성증권), 트럼프 공약을 고려해 “소재·산업재에 관심”(신한금융투자) 등의 조언이 뒤따랐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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