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했을 때만해도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거란 전망이 대다수였다. 그에 대처하기 위해 선진국 정부가 정책 강도를 높일 거란 기대도 있었다.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도 정책 기대는 줄지 않고 있다. 경제 변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브렉시트로 전망치가 너무 낮아진 때문인지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까 걱정할 만도 한데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이 많은 것 덕분에 주가가 상승했다.
걸림돌이 없는 게 아니다. 유동성만 하더라도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정체 상태다. 영국이 7년 만에 처음 금리를 인하한 것도 이미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본의 유동성 공급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다. 그래도 시장은 추가 유동성 공급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주가가 오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금리 인상도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 미국은 당장 금리를 인상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다. 매월 25만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저금리를 고수할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빨라야 12월에 한번 정도 이루어질 거라 믿고 있다. 실제 금리 인상이 12월에 이루어지더라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해 빠른 인상에 대한 얘기가 나올 만하다.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좀 더 상승할 것 같다. 지난 5년간 이어 온 박스권의 상단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유동성과 실적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감안할 때 박스권을 뚫기는 힘들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