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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코스피 선도했던 반도체, 후퇴 조짐 보여…왜?

등록 2023-03-13 05:00수정 2023-03-13 08:54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반도체. 클립아트코리아
반도체. 클립아트코리아

1월 코스피 반등을 선도했던 반도체 주가가 조금씩 후퇴하고 있다. 후퇴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번 째는 미국의 압력이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522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중에는 1억5천만달러(약 1984억5천만원) 이상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예상을 넘는 이익을 낼 경우 이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우리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 경우 지급받았던 보조금의 상당 부분을 반납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큰 것은 중국과 관련된 부분이다.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미국 상무부와 체결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신규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존에 투자한 부분을 늘릴 수도 없다. 대중국 매출 비중이 40%에 가까운 우리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받을 수도, 그렇다고 받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약화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가 3㎚(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칩 양산에 들어갔다. 3㎚칩을 먼저 개발한 삼성전자를 의식해 양산에 빠르게 돌입한 건데 파운드리 업계 1위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에스엠시의 영업이익률은 35% 정도다. 반도체 하나를 1천원에 팔면 그 중 350원 정도가 이익으로 남는 것이다. 이런 높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티에스엠시는 상당 기간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할 걸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를 둘러싼 분쟁은 3년이 지나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분쟁을 일으킨 당사국인 미국보다 우리나라와 대만 등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2019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였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더 커서 46% 정도 됐다. 미-중 분쟁이 본격화하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 기업의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는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처럼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소재나 장비를 만드는 회사도 다수 존재하는데, 이들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 미-중 분쟁이 시작되기 전 국내 반도체 장비 관련 회사들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수혜를 입었다. 2019년 우리 반도체 관련 수출품의 57%가 중국과 홍콩에 수출될 정도였는데, 이들도 대중국 규제로 피해를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불황이 구조적인 문제보다 재고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감산에 돌입하든 아니면 참고 견디든 시간이 지나 재고가 줄어들면 반도체 경기가 다시 정상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재고가 늘어날 정도로 정보통신(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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