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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시 연일 급락세…53포인트 떨어져 1638.07 마감

등록 2007-08-17 15:27

전날 사상 최대의 폭락으로 패닉(공황)상태를 연출했던 증권시장이 17일에도 반발매수세 유입 등의 기대에도 불구, 다시 급락을 면치 못하는 등 여진에 시달렸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날 밤 미국 증권시장이 진정국면을 보인데도 불구, 이날 급락세의 여진이 나타난 것은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개장 초부터 나타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도와 엔화 초강세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자금의 급격한 청산 우려의 확산 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현 상황에서 이번 급락의 저점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이날 코스피지수가 중기 추세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맞닿아 있는 지수 1,650선 언저리를 하회했지만 아직 중기 상승추세가 훼손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오름세로 출발한 뒤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반등을 시도했으나 오후 들어 급락세로 돌변, 전날보다 53.91포인트(3.19%) 내린 1,638.07에 마감됐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은 8천83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 "외국인 매도.엔캐리트레이드자금 급격 청산 우려 등이 여진의 주범(?)" =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시장이 개장 초 반등을 시도했으나 엔화 가치가 급변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급격한 청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데다 아시아시장이 동반급락하고 있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까지 이어지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전날에 이어 급락이 이어지는 것은 개장 초부터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 때문"이라며 "외국인 매도가 급락의 트리거(방아쇠)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파트장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는 한국 뿐아니라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로 전날 대만에서도 1조원이 훨씬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위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쉬운 아시아 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화작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데다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기관들이 물량을 받아주고 있어 매도하기도 쉬워 팔자를 지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는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현 상황에서 저점 논하는 것 의미 없을 수도" =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현재 시장 상황이 정상적으로 상승과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공황(공황)상태이기 때문에 저점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그보다 현재의 패닉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는 요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파트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등 시장개입이나 현재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주요 금융회사들의 손실확정을 통해 현재의 위기가 감내가 가능한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 등이 패닉심리를 진정시키는 게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 김 연구원은 "급반등이나 급락시 다소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이 주가의 속성인 만큼 현재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지만 대체로 120일 이동평균선이 맞닿아 있는 1,650선 정도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비록 이를 밑돌았지만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전략적으로 거액의 주식을 매매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이 선을 중심으로 주식 분할매수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한차례 강한 반등으로 바닥이 확인된 이후에 매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조 부장은 "결국 이번 사태의 진앙지인 미국의 금융불안이 이번 주말 안정을 찾아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미국의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해소돼야 시차를 두고 전 세계 신용경색 불안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불안이 지속되겠지만 투매보다는 한박자 긴 호흡으로 가격대별, 기간별 분할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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