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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대우증권 ‘매각설’ 다시 수면위로

등록 2006-09-25 15:53

한동안 잠잠했던 대우증권 매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감사원이 산업은행에 대우증권을 포함한 5개 자회사를 매각할 것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가 주변에선 대우증권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매각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시가총액이 3조 원을 웃도는 규모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당장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거나, 마땅한 인수 주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날 대우증권[006800]은 주가가 지난주 말보다 400원(2.61%) 오른 1만5천700원으로 마감해 강세를 보였으며, 거래량도 361만 주로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감사원의 이번 대우증권 매각 권고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수차례 반복돼온 정부와 산업은행 간의 기본적인 입장차를 재확인한 것으로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의례적인 권고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몇 주 전에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의견이 상충되는 모습"이라며 "감사원의 이번 매각 권고도 당장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며 산업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조정 압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제기돼온 대우증권 매각에 대한 입장이 드러낸 것으로 매각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 매각은 산업정책적으로나 증권업계 재편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라며 "산업은행에서 반발하고 있고 감사원의 권고도 구속력은 약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분위기로 볼 때 매각설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령 정부나 정치권에서 대우증권 매각 쪽으로 방향으로 잡았다고 하더라도 매각 작업이 실제로 가시화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우증권의 규모로 볼 때 인수 능력을 가진 인수 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3조원으로 산업은행의 지분 39.09%를 인수할 경우 주가로만 따져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하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실제 인수 금액은 1조원을 훨씬 웃돌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최종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을 인수할 만한 단일 주체가 나타날 지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기 어렵다"며 "인수 규모 때문에 국민은행 등 대형은행이 우선적인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금법)이 시행될 경우 증권산업이 일차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은행권의 증권사 인수 시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서 보듯 은행권에서는 무리해서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통해 증권산업 진출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장 일각에선 미래에셋그룹이 자산운용사의 힘을 빌려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도는 등 자금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을 불리기 위해 증권업계 내부에서 대우증권의 인수 시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지만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대우증권의 매각 문제는 산업은행의 민영화 문제와 결부시켜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산업은행의 민영화 방침이 확정된다면 시중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굳이 대우증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대우증권 매각은 산업은행의 민영화와 분리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는 앞으로 정부에서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전체 구도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당장 결판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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