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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그룹이해따라 계열사 투자 등에 동원

등록 2006-08-23 19:11수정 2006-08-23 20:40

주주이익 소극적…기업가치 비해 주가·배당률 낮아
태광 대응따라 장기전 가능성…성공 여부는 불투명

장하성 펀드 왜 대한화섬인가

“우리나라에는 지나치게 기업가치가 낮은 회사가 너무 많다. 이는 국부 손실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통해 이런 회사들이 제값을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꼽혀온 국내 기업의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대한화섬의 지분 5%를 사들여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 펀드의 실질적 책임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대학 학장)는 1990년대 중반부터 삼성전자 등 국내 재벌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행태를 비판해온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란?=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투자는 크게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로 나뉜다. 전자는 지배구조뿐 아니라 재무제표, 사회·윤리·환경적으로 모범적인 우량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다.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 규모는 이미 3천조원에 이를 정도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본궤도에 올라 있다. 후자는 후진적 지배구조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기업 주식을 취득한 뒤 직접 개선을 요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펀드다. 장하성 펀드는 후자에 속한다. 국내에서 관련 펀드로는 지난 2001년 삼성투신운용의 ‘에코펀드’, 2003년 씨제이투자증권의 ‘사회책임투자 엠엠에프’가 나왔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에스에이치자산운용에 이어 올해 들어 농협시에이투신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이 펀드를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장하성 펀드’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주권리를 중시하는 기관투자가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왜 태광인가?=장하성 펀드의 첫 투자대상인 대한화섬은 순자산가치가 4600억원에 이르고 3천억원대의 고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순자산가치의 5분의 1에 불과한 998억원이다. 최근 대한화섬은 태광그룹을 대표해 본업과 무관한 우리홈쇼핑, 예가람저축은행 주식을 인수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대한화섬을 비롯한 태광그룹은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모가 50% 이상이고 이사회 구성원도 겹치고, 순환출자, 피라미드 출자 등 소유지배구조에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며 태광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장 교수는 또 “대한화섬이 태광관광개발 등 계열사와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들까지 지원하는 등 자체 사업 추진보다는 그룹 내 각종 역할을 대행하는 업무를 도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을 선택한 데는 2천억원 정도의 펀드 규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등 덩치 큰 재벌들은 지배구조 개선 압력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주식을 사모으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태광이 장하성펀드의 주식 취득에 반발하면서 향후 갈등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 교수는 “2주 전 우리(펀드)의 생각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며 “대주주만이 아니라 전체 주주와 회사를 위해 우호적으로 답변하고 바꿔 나가길 바라지만 적대적으로 나온다면 법적 수단을 비롯해 이사 선임이나 기타 주주권 행사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하성펀드는 소버린이나 칼 아이칸 등 외국자본처럼 경영권까지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서도 태광의 지배주주 등 우호지분이 70%를 넘어 장하성펀드가 지배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장하성펀드는 국내 기업 전반의 지배구조와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선우석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연구위원장(홍익대 교수)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상당한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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