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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환율 바닥찍고 오름세로” 전망 우세

등록 2006-08-20 19:20수정 2006-08-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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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상흑자 줄고
미국은 재정적자 완화
달러 선물환 입질 시작
하반기 환율 안정·증시 기지개 켜나

올 들어 한국경제를 옥죄던 유가와 환율이 최근 들어 동시에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기둔화 움직임에 잔뜩 움츠려있는 한국경제에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두바이유 기준 사상 최고치인 72.16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17일에는 67.3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5월 930.7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들어 960원대를 바닥으로 지키면서 오히려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힘을 못쓰던 주식시장도 다시 기지개를 켤 테세다. 주가 상승은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져 소비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원화 약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5월 초 93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6월과 7월 940~950원대를 오르내리더니, 8월 들어 960원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앞으로 1000원대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900원대 붕괴가 시간문제라고 호들갑 떨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환율 상승은 그동안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 저하와 채산성 악화로 고전해온 국내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대내외 요인들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앞으로 받을 달러를 미리 내다 파는 것) 물량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에 국내 기업들이 내다 판 달러 선물환은 252억달러나 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간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상반기 중 증권투자수지는 127억4천만달러 유출 초과로 나타났다. 달러 수급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30억~5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시 정부의 감세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미국 재정적자가 소폭이나마 줄어든 것도 달러의 급속한 약세를 막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애초 원화 강세를 예상했던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잇따라 원화 약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바클레이캐피털은 “연말까지 한국의 자본수지 적자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5월 이후 신흥시장에서 무더기로 빠져나간 외국계 투자자금이 속속 되돌아오는 것과 달리 한국 시장만 예외로 남아 있는 것도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을 900원대 초반으로 예상했던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달러 선물환 매입으로 돌아선 게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우세한 편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엔 변함이 없다”며 “환율은 머지않아 1000원대로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재정적자 감소는 일시적”이라며 “달러 강세가 한두 달 이상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9월 말로 끝나는 올 회계연도 동안 재정적자가 2600억달러로 줄겠지만 내년엔 다시 286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등 여타 통화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오석태 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9월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이 달러 매도에 나서는 8월은 전통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원화의 절대적 강세 국면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상대적 강세 국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율이 900원대 중후반을 오르내리며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라는 얘기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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