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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6개 재벌 ‘소유지배구조’ 더 악화…1년간 변화 공개

등록 2006-07-30 19:32수정 2006-07-30 19:35

41개 기업 총수들 평균
주식 1주로 6배 의결권
공정거래위 1년간 변화 공개

적은 지분으로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국내 재벌의 소유지배구조가 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14대 재벌 중 에스케이와 롯데, 한화, 두산, 씨제이, 하이트맥주 등 6곳은 실제 소유 지분으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 비율(의결권 승수)이 지난해보다 더 커져 소유지배구조가 악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공개한 ‘2006년 대규모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자료를 보면, 상호출자가 제한되는 41개 기업집단의 총수들은 평균 9.17%의 지분으로 39.72%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총수가 주식 1주로 6.71주 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출자총액이 제한되는 14대 재벌을 보면, 총수 일가는 6.36% 소유 지분으로 37.65%의 지분에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의결권승수 평균은 7.47배로 지난해 8.57에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새로 지정된 기업집단을 뺄 경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의결권 승수는 6.78배에서 6.76배로 0.02배 준데 그치고, 출자총액제한 재벌의 경우 8.57배에서 8.61배로 오히려 0.04배 증가한다. 의결권승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동양(21.08배)이고, 이어 에스케이(16.42배), 에스티엑스(14.35배), 한화(12.53배), 두산(11.62배), 삼성(6.91배), 엘지(6.83배), 현대차(6.13배) 등의 차례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의결권 승수 등을 공개해 시장의 압력으로 자율 개선을 유도했지만 결과는 지난해와 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몇몇 재벌은 소유지배구조가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의 의결권 승수는 지난해 15.84배에서 올해 16.42배로, 롯데는 4.61배에서 4.81배로 상승했다. 특히 한화는 10.05배에서 12.53배로 2.48배 높아졌고, 두산은 10.00에서 11.62로 1.62배 올라갔다. 한화나 두산 모두 지난해부터 평균치를 훨씬 넘는 가운데서도 의결권 승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다만 씨제이와 하이트맥주는 지난해보다 각각 0.66배, 1.52배 높아졌지만, 올해 의결권 승수가 각각 3.51배와 3.03배로 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의결권 승수가 높아진 것은 순환출자 등으로 계열사끼리 보유한 지분이 늘어났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이 줄어든 탓이다. 에스케이의 경우 계열사 간 지분은 1년 사이 모두 48.90%에서 60.32%로 늘어난 데 견줘 총수 일가의 지분은 1.45%에서 1.05%로 줄었다. 롯데는 총수 일가의 지분 변화가 별로 크지 않았으나 계열사 사이의 지분은 49.96%에서 53.16%로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한화 역시 계열사 간 지분이 38.31%에서 39.02%로 증가했다. 그러나 두산은 계열사 간 지분보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5%대에서 3%대로 크게 줄어들어 의결권 승수가 커졌다.

삼성과 현대차, 엘지, 지에스, 금호아시아나, 동부 등 6개 재벌은 1년 동안 의결권 승수가 소폭이나마 낮아져 소유지배구조가 다소 개선됐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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