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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코로나 거품’ 모두 반납한 주식시장…이제 어디로 갈까?

등록 2022-10-10 11:37수정 2022-10-11 13:09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코로나 버블’이란 이름의 자산시장 거품은 채권시장부터 먼저 꺼졌고 이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로나 버블’이란 이름의 자산시장 거품은 채권시장부터 먼저 꺼졌고 이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세계 증시가 고물가와 고금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통화당국의 사투에 비해 아직 결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우 지난 3월부터 금리를 올렸는데 당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8.5%였다. 지금까지 7개월간 무려 3%포인트의 금리 인상 실탄을 퍼부었지만 물가는 고작 0.2%포인트밖에 잡히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처음 올렸을 때 물가상승률은 2.6%였는데 최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였다. 같은 기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0.5%에서 2.5%로 숨가쁘게 올렸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다. 물론 금리 인상의 약효는 시차를 두고 누적으로 나타나므로 아마도 내년부터는 물가가 본격 안정될 것이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돼도 절대 수준이 아직 높아 각국 중앙은행은 내년 초까지 금리를 좀 더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코로나19에 맞선 각국의 돈 풀기 시합은 이제 반대로 돈 거두는 경쟁으로 바뀌었다. ‘코로나 버블’이란 이름의 자산시장 거품은 채권시장부터 먼저 꺼졌고(금리 상승) 이어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코스피 저점 2134.7은 이 기괴한 바이러스 공습 직전인 2020년 1월 하순의 2277보다도 낮다. 그렇다면 거품을 모두 반납한 우리 주식시장은 향후 어떻게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주가는 향후 단계적 반등 행보를 보일 것 같다. 그리고 그 첫 스텝은 아마도 머지않아 장기금리의 하락으로 촉발될 공산이 크다. 이런 1차 랠리 후엔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충격으로 다시 주가가 떨어질 수 있고 그 이후에야 안정된 추세가 가능해 보인다. 이처럼 시장에는 앞으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다만 조만간 기대되는 시장금리 하락에 의존한 1차 랠리는 긴 약세장과 현기증 나는 주가 변동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투자자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반가운 해갈과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1차 랠리의 조건은 뭐니 뭐니 해도 금리하락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추기 얼마 전부터 장기금리는 본격 하락할 것이다. 기준금리가 곧 동결되는 게 확실하다면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내다 팔 사람은 줄고 향후 경기 둔화를 겨냥해 금리 하락 쪽에 베팅할 사람은 크게 늘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으로 기술주가 주도하는 랠리 다음에 시장은 더 큰 경기 둔화라는 벽과 마주쳐야 한다. 이것이 금리 하락에 따른 랠리를 추세 상승의 출발점으로 보기 힘든 이유다. 머지않아 금리 인상이 멈추고 장기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경기가 어지간히 좋지 않다는 말과도 같다. 다만 그다음 경기 후퇴와 기업 실적 둔화의 파고를 잘 극복한다면 진짜 강세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3프로TV>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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