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까? 금리 인상 여부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1900년 이후 미국 금리는 세 번의 전환점을 지나왔다. 1922년, 1945년, 1980년이 그에 해당한다. 그리고 올해 네 번째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다. 1922년은 5%까지 상승했던 금리가 2%로 내려오는 시작점이었다. 반대로 1945년은 금리가 저점을 찍고 올라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경제가 번영에 들어간 게 금리 상승의 원인이었다.
세 번째는 1980년이다. 앞의 두 경우가 완만한 전환이었다면 1980년은 급격한 전환이었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준금리를 21%까지 인상하는 초강수를 뒀고, 그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16%까지 상승했다. 강력한 정책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자 1년 반 만에 금리가 다시 1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금리는 전환점을 지난 후 추세가 바뀔 때까지 오랜 준비 기간을 가졌다. 1차 전환점 때는 1920년부터 6년간 상하 0.8%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렀고, 2차 때는 1941년 중반 국채 수익률이 2.5%대로 내려온 후 1947년까지 3%를 넘지 못했다.
반면 1980년 3차 전환은 하락이 빠르고, 폭도 컸다. 세 번째 전환이 이전 두 번과 다른 모양이 된 건 하락 이전에 연준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금리가 자기 실력보다 너무 높은 상태가 되다 보니 인위적인 힘이 사라지자 곧바로 빠르게 하락한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리 상승은 1980년 전환과 이유가 비슷하다. 지난해까지 연준이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유동성 공급을 계속하다가 인플레이션으로 완화 정책을 포기하자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리를 끌어내린 인위적인 힘이 사라진 영향이다.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까? 인상이 끝나면 다시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2000년 이후 22년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평균이 3.24%였다. 2009년까지 10년간 평균은 4.41%이고, 2010년 이후 평균은 2.2%다. 이미 미국의 시장 금리가 2010년 이후 평균치를 넘었다. 2010년대가 비정상적으로 금리가 낮았던 기간이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미국의 시장 금리가 2.2%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 평균인 3%대 초반에서 균형점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200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채 수익률 평균이 3.56%였다. 2010년 이전 평균은 5.20%이고, 2010년 이후 평균은 2.26% 이다. 지금 해당 금리가 3.25%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평균을 뛰어넘어 20년간 평균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금리 역시 3%대 중반에서 균형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시장 금리 모두가 3%를 넘은 후에야 안정을 찾을 거라는 의미가 된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다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쉽지 않다. 지금 금리 상승은 오랜 비정상에 있던 금리가 비정상에서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 주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