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90을 넘어선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경기종합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세를 멈추고 주가지수도 반등하고 있다. 이들에 선행하는 장단기 금리차를 보면 앞으로 몇개월 더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다. 이 지표는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주가도 같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소비와 생산을 포함한 대부분 경제지표가 둔화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에 앞서왔다. 여기서 장단기 금리차는 국고채 10년과 1년의 수익률 차이다. 2008년에서 올해 6월까지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장단기 금리차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에 5개월 정도 선행했다. 상관계수도 0.6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인과관계 분석을 해봐도 금리차가 선행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월을 정점으로 줄어들었던 장단기 금리차가 올해 1월에서 5월까지는 약간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올해 4월까지 하락했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5월 이후에는 약간 반등했다. 장단기 금리차의 5개월 정도 선행성을 고려하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월까지는 반등할 전망이다. 선행지수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코스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 6월 들어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축소되기 시작했고 7월에는 그 정도가 심해졌다. 7월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월평균 3.30%였고 1년 수익률은 2.96%였다. 이들 차이가 0.34%로 2019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미뤄보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1월 이후 다시 하락하고 특히 12월에는 급락할 수 있다. 선행지수와 거의 동행하는 코스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단기 금리차가 재차 축소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감소세가 가팔라진다는 것은 내년 경제가 어둡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가 물가안정인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를 웃돌면서 통화정책 목표로 제시한 2%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 시장금리가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다. 6월에 3.80%까지 올랐던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8월에 3.09%까지 떨어졌다. 시장금리에는 미래의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들어있다. 시장금리 하락은 머지않아 경기가 나빠지고 수요 위축에 따라 물가상승률도 낮아질 것을 시사한다.
장기금리가 이처럼 하락하는 가운데 단기 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다가올 경기 침체의 분명한 신호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 침체 기대로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7월의 장단기 금리차의 급격한 축소가 예고해주는 것처럼 선행지수가 급락하고 경기가 실제로 침체에 빠지면 주식시장에서 한 번 더 진통이 올 수 있다. 장단기 금리차를 보면서 주식투자 비중을 조절해야 할 시기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