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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인플레 공포에 얼어붙은 시장…코스피 2500선도 뚫리나

등록 2022-06-13 17:17수정 2022-06-14 02:43

코스피 2500선 턱걸이 등 트리플 약세
국고채 3년 금리 10년만에 3.5% 돌파
환율 1290원대 육박에 외환당국 개입
통안채 공급 줄이고 국채 조기상환 늘리기로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충격 등의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충격 등의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욱 짙어진 인플레이션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을 덮쳤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좌절로 돌아가자 코스피는 급락하며 1년 7개월 만에 2550선을 내줬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감소에 더해 실물경기 악화도 본격적인 악재로 작용하면서 당분간 하락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13일 전거래일보다 91.36(3.52%) 하락한 2504.51에 마감했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550선이 뚫린 데 이어 2500선도 위태로워진 모양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4826억원, 237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은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41.09(4.72%) 떨어진 828.77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상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일제히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단기물의 상승폭이 더 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39%포인트 급등한 연 3.514%를 기록했다. 2012년 4월12일 이후 10년 만에 3.5%대에 올라섰다. 당국은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공조에 즉각 나섰다. 한국은행은 6월 통화안정증권 발행예정 규모(총 9조8천억원) 중에서 1조5천억원어치를 줄이고, 기획재정부는 국채 조기상환(바이백) 물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통안채 발행 공급을 대폭 축소하면 전체 채권시장의 수급 부담이 그만큼 줄어 국채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고, 바이백으로 국채 유통물량이 줄어들면 역시 금리 하락을 꾀할 수 있다.

환율은 한 달 만에 다시 128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5.1원 상승한 1284.0원에 마감했다. 장중 1288.9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다소 하락했다. 매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크게 동요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이 예상됨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6개 주요 통화에 견준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각) 한 달 만에 다시 104를 넘어서며 강세를 지속했다.

시장에서는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일단 2분기부터 기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고유가와 고금리로 인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까지 얼어붙고 있는 탓이다. 실적 악화에 따라 기업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하향 조정되면 주가의 심리적 지지선도 더 내려갈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적 전망 가이던스를 발표한 미국 기업 102곳 중 71곳이 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최석원 에스케이(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아직 증권가에서 실적 전망치를 크게 하향 조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이익 규모가 5∼10%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발 긴축도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어졌다고 본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를 보면, 이날 오후 4시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오는 9월 기준금리가 2.5∼2.75% 이상일 확률은 74.3%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9.7%)에 견줘 크게 뛰었다. 앞으로 최소 한 번은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야 이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김일혁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보통 확률이 70% 이상이면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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